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 이글스는 외국인 선수 영입의 거품을 과감히 뺐다. 이전까지는 메이저리그 경력이 풍부한 거물급 선수들을 영입하며 수 백만달러의 비용을 지출했지만, 실제로 얻은 효과가 별로 없었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한화는 알렉시 오간도(180만달러·신규)와 카를로스 비야누에바(150만달러·신규) 윌린 로사리오(150만달러·재계약) 등 세 명의 외국인 선수와 계약하는 데 무려 480만달러를 썼다. 하지만 오간도는 19경기에 나와 10승(5패)에 그쳤고, 비야누에바도 20경기에서 5승(7패)밖에 거두지 못했다. 그나마 로사리오만이 119경기에서 타율 3할3푼9리 37홈런, 111타점으로 몸값에 어울리는 활약을 했다.
결국 한화는 외인 선수 영입 기조를 대폭 수정하고, 선수를 모두 새 인물로 교체했다. 그렇게 데려온 선수들이 바로 키버스 샘슨과 제이슨 휠러(이상 투수) 그리고 제라드 호잉이다. 샘슨과 호잉에게 70만달러, 휠러에게는 57만5000달러를 줬다. 세 명의 몸값을 합쳐도 197만5000달러로 지난해의 외인 선수 영입 비용 총액의 41% 수준에 불과했다.
때문에 과연 이 선수들이 얼마나 활약을 할 지가 관건이었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를 통해서는 그다지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심지어 호잉에 대해서는 타격면에서 상당히 실망스럽다는 평가도 나왔다. 호잉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타율 1할5푼4리(26타수 4안타)에 그쳤다.
하지만 막상 시범경기가 시작되고 보니, 한화 외인 선수들의 활약상이 범상치 않다. 저렴한 몸값 대비 '역대급 가성비'로 평가받을 조짐마저 보인다. 세 명의 선수 중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던 호잉은 지난 13~14일에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시범경기 2연전에서 완전히 변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13일 경기에서 투런 홈런을 치더니 14일에는 3루타를 두 번이나 쳤다. 2경기에서 5타수 3안타 타율 6할에 3타점 3득점을 기록했다. 3개의 안타가 모두 3루타 이상의 장타였다. 또 14일 선발로 나선 휠러도 4⅔이닝 동안 3안타(1홈런) 2볼넷 2삼진으로 1실점하면서 안정감을 보였다.
아직 시범경기에 나오지 않았지만, 샘슨 역시 150㎞에 달하는 빠른 공과 안정된 제구력을 지녀 기대해볼 만하다는 후문이다. 원래 샘슨에 대한 기대치가 가장 컸다.
이런 외인선수들의 안정된 활약에 한화 한용덕 감독도 상당히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다. 한 감독은 "호잉은 오키나와 캠프 때는 타격 폼이 좋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한국에 온 뒤로 연습 과정에서 완전히 달라졌다. 구단이 제공한 숙소에 대해 매우 만족해 하면서 마음이 편해진 것 같다. 외국인 타자는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데, 시범경기 초반부터 좋은 타구가 나온 덕분에 생각보다 금세 적응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휠러에 대해서는 "원래 기대했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 제구력이 안정돼 있어서 위기 상황에서도 자기 공을 던질 줄 안다. 구속도 145㎞까지 나왔는데, 매우 만족스럽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여기에 19일 NC전 등판이 유력한 샘슨마저 좋은 투구를 이어간다면 올해 한화는 외국인 선수에 관해서는 더 이상 고민하지 않아도 될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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