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결승에 가겠습니다."
평창패럴림픽을 앞두고 만날 때마다 정승환은 늘 이렇게 말했다. 15일 평창동계패럴림픽 장애인아이스하키 4강전에서 캐나다에서 0대7로 패한 직후 믹스트존에서 정승환은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오늘은 제게 정말 특별한 날이었다"고 했다. 정승환의 계획속에 이날은 '대한민국 장애인아이스하키의 새역사를 쓰는 날'이었다. 열아홉살 때 캐나다 선수들의 동영상을 보며 선수의 꿈을 키웠고, 이제 '월드클래스' 공격수로 성장한 정승환에게 캐나다는 반드시 넘고 싶은 상대였다. 캐나다를 이기고, 패럴림픽 결승 무대에 서는 일을 오래 전부터 상상하고 또 상상해왔다. 16번을 맞서면서 2012년 이후 16연패 한 캐나다를 이기는 것은 밖에서 보기엔 확률상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정승환은 '진심'이었다.
'결승행'은 무심코 던진 말이 아니었다. 모두가 힘들다고 했지만 정승환은 '하면 된다' '할 수 있다'고 끊임없이 생각했다. 평창올림픽과 패럴림픽 대사로서 지난 4년간 '사상 첫 결승행'을 가슴속에 새기고 또 새길 만큼 간절했다. "최고의 분위기에서 최고의 동료들과 홈 관중의 뜨거운 응원에 힘입어 잘할 수 있을 거라 믿었다"고 했다. 경기 후 정승환은 "오래 된 상상속의 미래였다. 내 상상과 다른 결과에 아쉬웠고, 부족함에 아쉬웠다"며 눈물을 쏟았다.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소치동계패럴림픽 직전 폐암으로 하늘나라로 떠나신 아버지다. 부모가 집을 비운 새, 다섯살 어린 나이에 공사장에서 사고로 다리를 잃은 아들을 누구보다 끔찍하게 아꼈던 아버지였다. 정승환은 "약속을 지키지 못한 죄송한 마음에 눈물이 솟았다"고 했다.
대한민국 센터 공격수로서 결승전에 가지 못한 아쉬움을 주체할 수 없었다. 믹스트존에서 뒤돌아 눈물을 흘렸다. "결승전에 정말 가고 싶었는데 너무 아쉽다. 내 실수가 실점으로 연결된 것도 죄송하다. 그런데도 이렇게 열심히 응원해주시는 팬들에게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캡틴 한민수는 "승환이는 정말 승부욕이 강한 선수다. 승환이의 눈물을 이해한다. 우리 모두가 그렇지만, 승환이는 누구보다 승리가 간절했을 것"이라고 했다.
4강에서 미국에 1대10으로 패한 이탈리아와 17일 낮 12시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다. 2009년 이후 총 14차례 맞붙어 5승9패를 기록했다. 2016년 일본 나가노 4개국 챔피언십에서 4대3으로 승리한 후 이후 3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1골 차로 석패했다. 2017년 토리노 4개국 대회에서 2대3, 1대2로 패했고, 2017년 강릉세계선수권에서 2대3으로 패했다. 일본, 체코전에서 보여준 원팀의 전력이라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 홈팬들의 압도적인 응원 속에 동메달은 반드시 이뤄내야 할 꿈이자 목표다.
정승환은 눈물을 닦고 메달을 다짐했다. "3~4위전 잘 준비해서 꼭 동메달 따겠습니다. 이탈리아를 상대로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강릉=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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