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키버스 샘슨(27)이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샘슨은 24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고척스카이돔 개막전에서 4이닝 8안타 4볼넷 8탈삼진 6실점(5자책)을 기록했다. 4이닝 동안 110개나 볼을 던졌다. 경기전 한용덕 한화 감독은 100개 내외의 투구수를 예고했는데 너무 빨리, 너무 많이 던졌다. 한화는 선발이 일찍 무너지며 3대6으로 개막전을 내줬다.
이날 샘슨은 두 얼굴을 보였다. 강한 구위와 한순간에 흔들리는 불안감이다. 8안타에 4개의 볼넷을 허용했지만 8개의 탈삼진도 잡아냈다. 12개의 아웃카운트 중 8개(66%)를 삼진으로 솎아냈다. 이날 샘슨의 직구 최고구속은 시속 152km에 달했다. 주자가 없을 때 마음먹고 뿌리는 빠른 볼에 넥센 타자들의 방망이는 밀렸다. 하지만 누상에 주자가 나가면 제구가 조금씩 흔들렸다.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를 고루 섞었지만 변화구 제구는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처럼 마음 먹은대로 들어가지 않았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샘슨을 상당히 높게 평가하고 있다. 한 감독은 "샘슨은 영상으로 봤을 때부터 마음에 들었다. 실제 던지는 모습을 보면서 더욱 믿음이 갔다. 당당하게 상대 1선발과 맞붙을 수 있는 선수로 일찌감치 개막전 선발로 확정해 뒀다"고 했다. 또 "샘슨에게 여러 차례 자신감을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결과만 놓고보면 샘슨의 첫 등판은 실망스럽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명암이 있다. 구위는 확실하다. 8개의 탈삼진은 타자들을 압도할 힘이 있다는 점이다. 아쉬운 부분은 때때로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27세의 샘슨은 아직은 젊은 선수다. 타향살이, 새로운 리그에 대한 적응 등 감안할 부분이 있다. 고척돔의 낯선 환경도 고려요소다. 4회 나온 수비실책(3루수 오선진)이 실점으로 바로 연결된 부분도 샘슨을 흔들었다.
한화는 샘슨의 첫 경기 혹독한 신고식이 전화위복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샘슨은 70만달러로 비교적 적은 연봉을 받고 왔지만 구위와 성실한 태도, 팀워크를 존중하는 자세로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샘슨이 계속 흔들리면 한화로선 큰 타격일 수 밖에 없다. 샘슨은 제이슨 휠러와 함께 원투펀치를 구성하는 선발축이다. 대체 불가자원이다. 윤규진 김재영 김민우 등 토종선발진 중 풀타임 선발 경험이 있는 선수는 없다. 샘슨은 키플레이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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