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사실 타격이 그리 좋지 않을 수도 있다. 컨디션을 빨리 끌어올려도 투수들의 상태가 워낙 좋으면 타자가 잘 못친다.
그럴 때 타자들은 "시즌 초반이니까"하며 자신의 방식으로 컨디션을 올린다. 그런데 KIA 타이거즈는 확실히 다르다. 시즌 초반이라고 하기엔 너무 잘친다.
KIA는 27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17대0 대승을 거뒀다. 홈런을 무려 6개나 때렸다. KIA 팀 최다 홈런 타이기록이다. 안타가 총 14개, 여기에 4사구 10개를 보태 17점을 냈다.
이날 삼성 선발 투수는 리살베르토 보니야. 그에게 지옥의 맛을 보여줬다. 2회까진 보니야의 빠른 공에 조금 타이밍이 늦는 듯했지만 3회말 2사후 2번 로저 버나디나의 중월 솔로포로 몸을 풀더니, 4회말 보니야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리고 말았다. 보니야는 최고 150㎞ 빠른 공을 뿌렸지만 제구가 잘 안돼 높거나 치기 좋은 가운데로 몰렸다. KIA 타자들은 이를 놓치지 않고 장타로 연결했다. 최형우의 솔로포와 안치홍의 투런포가 나왔고, 4-0에서도 KIA는 볼넷 1개와 4안타가 터져 보니야를 더이상 버티지 못하게 했다. 김기태가 불을 끄러 나왔지만 안치홍이 스리런홈런을 쳤다. 역대 8번 뿐인 한이닝 2홈런. 4회에만 10득점하며 11-0. 5회말엔 김민식의 솔로포와 김주찬의 투런포가 이어져 14-0까지 벌어졌다.
KIA는 24일 광주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개막전에서도 4대5로 패했지만 12개의 안타를 쳤다. 25일 경기에선 상대 선발 주 권을 맹폭하며 4홈런을 포함해 16안타를 쏟아냈다. 14대1 대승을 거뒀다.
3경기서 KIA가 기록한 안타는 42개. 팀 타율이 무려 3할7푼8리나 된다. 홈런은 10개. 10개 팀 중 가장 많은 홈런이다. 또 3경기서 총 35점이 나왔다. 경기당 11.6점이다. 3경기 연속 두 자릿수 안타에 2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
버나디나는 12타수 7안타로 타율이 5할8푼3리다. 이명기는 타율 4할6푼2리(13타수 6안타)다. 나지완(0.455, 11타수 5안타)과 최형우(0.417, 12타수 5안타) 김주찬(0.400, 10타수 4안타) 등 4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한 타자가 5명이다. 타격이 약하다고 알려진 포수 김민식까지 3할7푼5리(8타수 3안타)이고, 안치홍은 3할3푼3리(12타수 4안타)가 됐다.
3할이 넘지않는 주전은 이범호(0.272, 11타수 3안타)와 김선빈(0.222, 9타수 2안타) 뿐이다.
마치 경쟁하듯 안타와 홈런을 때려내고 있다. 안치홍도 "상대와 시합하지만 우리 타자들끼리 경쟁하는 느낌이다"라며 "저 선수가 안타를 쳤으니 나도 쳐야지 하는 마음이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라고 타자들 사이의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얘기했다.
타선이 터지면서 투수들이 적은 부담속에 던지는 긍정적인 효과를 얻고 있다. KIA는 올시즌 문경찬과 박정수 등이 불펜진에 들어와 리그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데 타자들이 여유있는 상황을 만들어줘 큰 도움이 되고 있는 상태다.
KIA는 28일 삼성전엔 고졸 신인 양창섭과 만난다. 패기넘치는 신인에게 프로의 높은 벽을 알려줄까.
광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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