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턴파' 박병호(넥센 히어로즈)와 김현수(LG 트윈스)가 약속이나 한 듯 나란히 시즌 첫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방망이에 불을 붙였다.
두 선수는 2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양팀간 시즌 2차전 경기에서 홈런 한 개씩을 주고 받았다. 둘 모두 전날까지 홈런은 커녕 타점조차도 신고하지 못했던 상황. 그러나 이날 두 선수는 쾌조의 타격감을 과시하며 대포를 가동했다.
먼저 불을 붙인 쪽은 박병호. 4번 1루수로 출전한 박병호는 0-4로 뒤진 3회말 2사 2루 두 번째 타석에서 좌월 투런홈런을 터뜨렸다. LG 선발 임찬규를 상대로 볼카운트 2B2S에서 121㎞짜리 바깥쪽 낮은 체인지업을 걷어올려 왼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비거리 110m짜리 시즌 첫 홈런. 박병호가 KBO리그에서 홈런을 날린 것은 2015년 10월 2일 목동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908일만이다.
이틀 연속 2번 좌익수로 선발출전한 김현수는 4회초 공격에서 장쾌한 2루타로 시즌 첫 타점을 기록했다. 2사 1,3루에서 넥센 선발 신재영의 134㎞짜리 몸쪽 직구를 그대로 잡아당겨 우익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라인드라이브 2루타를 날려 3루주자 유강남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스코어는 5-2로 벌어졌다. 김현수가 스코어링 포지션에서 적시타를 날린 것은 올시즌 처음이다. 전날까지는 득점권에서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김현수의 방망이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7-3으로 앞선 8회초 복귀 첫 홈런을 뽑아내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2사 2루에서 5번째 타석에 들어선 김현수는 넥센 하영민의 142㎞짜리 가운데 높은 직구를 걷어올려 중앙 펜스를 훌쩍 넘어가는 비거리 125m짜리 대형 아치를 그렸다. 김현수의 홈런은 두산 베어스 시절이던 2015년 10월 4일 KIA 타이거즈와의 잠실경기 이후 906일만에 나온 것이다.
이날 박병호는 3타수 1안타 2타점 1볼넷, 김현수는 4타수 2안타 3타점 1볼넷을 각각 기록했다. 그러나 더 크게 웃은 쪽은 김현수. LG는 이날 김현수를 비롯해 박용택(4타수 2안타 2타점), 아도니스 가르시아(5타수 1안타 1타점), 채은성(5타수 1안타 3타점) 등 2~5번 중심타자들이 찬스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며 9대3의 시즌 첫 승을 이끌었다. 박병호는 팀이 패배해 복귀 첫 홈런의 기쁨이 다소 반감됐다. 고척=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