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훈련한 스리백 전술을 '플랜 B'라고 할 수 있을까.
28일(한국시각) 폴란드와의 평가전(2대3 패)이 끝난 뒤 신태용 A대표팀 감독은 "전반에는 지키는 축구를 하려고 했다. 그런데 수비라인에 있는 선수가 다치면서 힘든 경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리백을 하루 훈련하고 경기에 나섰다. 조직력을 가지지 못했다. 그게 아쉽다"고 덧붙였다.
폴란드전은 '가상 독일전'이었다. 그런데 '월드컵 디펜딩 챔피언' 독일의 강력한 화력에 맞설 카드인 스리백은 당연히 미완성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훈련이 부족한 것 치곤 밸런스는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무조건 잠근다고 해서 잠기지 않는 것이 축구다. 수비만 한다고 해서 실점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었다. 폴란드전에서 잘 나타났다. 신태용호는 좌우 윙백을 내려 5명이 폴란드의 파상공세를 막아내는데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스리백을 가동한 전반 37분 동안 전방 압박을 포기하고 3선의 간격을 좁혀 내려서기만 했다. 특히 개인 압박보다 존 디펜스 수비형태를 펼쳐 상대가 공격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게 만들었다. 움츠렸다 상대가 실수하기만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31분간은 잘 운영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전반 32분 월드클래스 스트라이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개인 능력이 폭발하면서 스리백도 무용지물이 됐다. 레반도프스키는 문전으로 배달된 크로스를 헤딩 슛으로 연결, 김승규 골키퍼가 지키던 골망을 흔들었다. 북아일랜드전(1대2 패)에서 결승골을 내줄 때처럼 공중볼을 장악하지 못한 장현수(FC도쿄)의 고질적인 문제점이 또 다시 드러났다.
신태용호의 스리백은 37분 만에 끝나고 말았다. '괴물' 김민재(전북)의 몸 상태이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포백으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결국 상대팀에 대한 분석에 기반한 디테일이 부족했다는 증거다. 출중한 헤딩력을 갖춘 공격수를 막을 수비수가 필요했지만 신 감독은 장현수를 너무 믿었다. 차라리 후반 좋은 모습을 보인 윤영선(상주)을 미리 넣었다면 공중볼 경합에서 밀리는 모습은 없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스리백 전술도 선수들에게 이해시킨 것이 부족했다. 수비에서 공격전환 시 어떤 전략으로 점유율을 높이면서 빠른 역습을 단행할 수 있는지의 연구도 부족했음이 드러났다. 역습 시 고립된 손흥민(토트넘)에게만 의지하는 모습만 보였다.
큰 무대에서 전술의 다양성은 항상 요구되는 부분이다. 때문에 신 감독이 스리백을 버릴 수 없다. 그렇다면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완성시킬 수 있는 시간은 촉박하지만 없는 것은 아니다. 5월 중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전지훈련 때부터 첫 경기를 치르기 전까지 한 달 정도 시간이 있다.
신 감독은 2년 전 뼈아픈 패배도 잊지 말아야 한다. 2대3으로 대역전패한 일본과의 2016년 23세 이하 아시아챔피언십 결승이다. 너무 공격적인 것만 추구하다 일본에 내리 세 골을 내줘 패했다. 당시 토너먼트에서 수비의 중요성을 알게 된 신 감독은 월드컵에서도 반드시 수비 문제를 풀어야 원정 16강의 성적을 낸 2010년의 기적을 뛰어넘을 수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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