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류중일 감독의 '6선발 구상'이 무산될 듯 하다. 선발 로테이션의 향방을 결정하는 키를 쥔 좌완 선발 투수 임지섭이 첫 선발 등판에서 처참히 무너졌기 때문이다. 채 3회도 버티지 못하고 6실점했다.
임지섭은 29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 시즌 첫 선발 등판했다. 2년간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제대한 임지섭의 복귀전이었다. 임지섭 본인에게도 중요한 경기지만, 무엇보다 LG의 올 시즌 초반 선발 로테이션의 방향성을 좌우할 수도 있는 경기다. LG 류중일 감독은 시즌 초반 '6선발 카드'를 만지작 거리는 중이다. 스프링캠프에서 선발 로테이션에 살아남은 임지섭이 이날 잘 던질 경우에 해당한다. 임지섭을 선발로 활용해 팔꿈치 부상에서 막 회복한 차우찬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다. 그러나 만약 임지섭이 부진하면 이 계획을 쓸 수 없다.
그런데 임지섭이 첫 등판에서 난타당했다. 타선이 1회초 선취점을 뽑아줬지만, 곧바로 1회말에 김하성에게 역전 스리런 홈런을 맞은 데 이어 곧바로 김민성에게도 2점 홈런을 맞아 순식간에 5점을 허용했다.
2회는 실점하지 않았다. 마이클 초이스에게 볼넷 1개만 내줬을 뿐 무실점으로 끝냈다. 그러나 3회말 선두타자 박병호에게 볼넷을 허용하자 류 감독은 즉각 임지섭을 신정락과 교체시켰다. '더 이상 볼 필요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신정락이 김하성에게 좌전안타를 맞은 데 이어 1사 2, 3루에서 김민성에게 좌중월 3점 홈런을 맞는 바람에 임지섭의 자책점이 1점 늘어나 6점이 됐다.
결국 이날 임지섭은 2이닝 3안타(2홈런) 4볼넷 2삼진으로 6실점을 기록하게 됐다. 류 감독이 임지섭을 조기 강판 시킨 이유는 역시 제구가 안됐기 때문이다. 패스트볼(132~141㎞)의 구위도 강하지 않은데, 제구마저 안되는 상황이라 더 놔둘 경우 실점이 계속 늘어날 것이 뻔한 상황이었다. 이날 임지섭은 패스트볼(35개)과 포크(121~127㎞, 13개), 슬라이더(119~124㎞, 8개) 등을 던졌는데 총 투구수 56개 중 절반이 넘는 29개가 볼이었다. 선발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한 제구 난조를 보인 셈이다. 이에 따라 임지섭은 향후 선발 잔류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고척돔=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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