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첫사랑 장미희를 회상하는 '같이 살래요' 유동근의 이야기는 마치 아빠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듯한 훈훈한 재미를 선사한다. "우리 엄마, 아빠에게도 이런 시절이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풋풋한 설렘 그 자체인 장성범, 정채연 커플의 이야기다.
KBS 2TV 주말드라마 '같이 살래요'에서 박효섭(유동근), 이미연(장미희) 커플만큼이나 시청자들의 리모컨을 사수하게 만드는 커플이 있었으니, 바로 이들의 36년 전 첫사랑을 보여주는 20대 효섭(장성범)과 미연(정채연)이다.
과거, 수제화를 배우고 싶은 평범한 청년 효섭은 동네 유지의 딸이었던 미연을 좋아했다. 미연 역시 효섭에게 마음이 있었지만 연애에 서툴렀던 효섭은 미연에게 쉬이 다가가지 못했고, "첫눈 오면 우리 남산에서 만나자"며 고백을 예고(?)했다. 효섭의 고백을 눈치챈 미연은 "남산까지 가지 말고 여기서 하라"고 재촉했지만 "그때 꼭 말하겠다"며 도망치듯 자리를 떠난 효섭의 모습에서 첫사랑의 풋풋함과 고백에 의미를 부여하는 어린 효섭의 대쪽 같은 성격을 느낄 수 있었다.
드디어 첫눈이 내리던 날, 오지 않는 미연을 기다리면서 추운 줄도 몰랐다던 효섭. 뒤늦게 첫눈이 온 걸 알고 달려온 미연은 눈 속에서 일곱 시간 동안 자신을 기다린 효섭을 와락 껴안았다. 둘의 사랑이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다. 손녀 딸 앞에서 그날을 떠올리던 효섭은 "보고 싶은 사람을 기다리는 건 참 좋은 일이야. 기다리는 시간도 좋고, 그 사람이 오면 더 좋고"라고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그 순간을 추억했다.
수제화를 배우기 위해 멀리까지 출퇴근을 했던 효섭은 동네에 수제화 가게가 생기는 걸 보고 "이 동네에서 쭉 살고 싶다"며 은근슬쩍 미연과의 미래를 그렸다. 효섭의 마음을 다 알면서도 그의 입으로 직접 듣고 싶은 미연은 "누구하고 살고 싶냐"고 물었지만, 효섭은 미연이 원하는 답을 주지 않은 채 미소로 답해 상반된 두 사람의 캐릭터를 느끼게 했다.
이렇게 사랑을 키우며 미래까지 생각했던 두 사람이었지만, 미연은 아버지(최재성)의 사업이 무너지고 갑작스럽게 어릴 적 추억이 가득한 동네와 사랑하는 효섭을 떠나야 했다. 공개된 5회 예고에서는 밤중에 홀로 짐을 싸고 나와 야반도주를 하려는 미연의 모습과 효섭에게 전화해 "너 나 데리고 어디든 갈 수 있지?"라고 묻는 목소리가 담겼다. 이뤄지지 못해 더 아쉬운 첫사랑인 줄 알았는데, 왜 미연은 36년이 지난 현재 효섭을 "재수 없는 놈"으로 기억하고 있는 걸까.
'같이 살래요', 매주 토, 일 저녁 7시 55분 KBS 2TV 방송.
olzllove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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