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시작한지 한달도 되지 않은 KBO리그. 개인 순위표를 보면 놀랄만한 일들이 있다. 탈삼진 순위에서 새로 한국에 온 외국인 투수들이 상위권에 랭크돼 있다.
1위는 LG 트윈스의 윌슨이다. 4경기에 선발등판해 25이닝을 던져 33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샘슨은 우리가 아는 낙차 큰 변화구를 구사하지 않는다. 직구와 커터, 슬라이더 등을 던지는데 워낙 공의 움직임이 좋다보니 아직 타자들이 따라가지 못한다.
2위는 더 의외의 인물. 한화 이글스의 샘슨이다. 4경기에서 19⅔이닝을 소화했는데 삼진은 31개다. 윌슨과 2개밖에 차이가 안난다. 볼넷도 15개나 돼 제구가 불안하지만 150㎞가 넘는 빠른 공은 확실히 강점이 있다.
3위도 새 외국인 투수다. SK 와이번스의 산체스가 27개로 3위다. 산체스는 이미 전지훈련 때부터 기대되는 외국인 투수라는 칭찬을 들었던 인물이다. 최고 155㎞의 빠른 직구에 커터를 섞고, 여기에 낙차 큰 커브와 체인지업을 더해 상대 타자를 헷갈리게 한다. 기대대로 순항중. 3승으로 다승 공동 1위에 올라있고, 평균자책점도 1.04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두산의 린드블럼이 27개로 산체스와 함께 공동 3위에 올라있고, 팀 동료인 후랭코프가 26개로 공동 5위에 랭크돼 있다. 다승 공동 1위에 평균자책점 2위(1.17)에 오르며 두산의 단독 1위 질주에 큰 공을 세우고 있는 후랭코프는 구속이 빠르면서 살짝 꺾이는 커터를 직구처럼 던지고 여기에 체인지업과 커브, 투심 등을 던진다. 즉 직구를 치듯하면 범타가 되고 헛스윙이 될 확률이 높다.
9이닝당 탈삼진으로 보면 샘슨이 압도적으로 1위다. 9이닝당 탈삼진이 14.2개 나된다. 윌슨이 11.9개로 2위, 후랭코프는 10.2개로 5위, 산체스는 9.4개로 8위에 올라있다.
이렇게 새 외국인 투수들이 탈삼진 상위권에 있는 이유는 공의 구위가 좋기 때문과 타자들에게 생소하다는 점이 꼽힌다.
샘슨과 후랭코프, 산체스는 빠른 공을 주무기로 한다. 윌슨은 공이 빠르지 않지만 제구력과 구위가 좋은 투수.
처음보는 투수들이 이렇게 좋은 공을 뿌리면 당연히 타자가 잘 치기 힘들다. 어떤 공이 어떤 궤적으로 날아오고 얼마나 꺾이는지는 직접 봐야 알 수 있고, 이에 대비할 수가 있다. 아무리 분석을 하더라도 비디오로 보고 얘기를 듣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심지어 아직은 분석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1∼2달 정도 지나면서 분석이 끝났을 때도 이렇게 좋은 피칭을 한다면 탈삼진 레이스가 재미있어 질듯하다.
지난시즌 MVP인 KIA의 양현종은 "탈삼진왕에 도전하고 싶다"고 밝혔는데 현재까지는 4경기서 26⅓이닝 동안 25개의 탈삼진을 기록해 공동 7위에 올라있다. 국내 선수 중에선 1위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