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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성공의 이면은 한 편의 드라마다. 대한항공 사무직 복귀를 준비 중이던 2년 전, 도로공사 관계자의 전화 한통은 김 감독의 인생을 바꿨다. 계속된 외인 교체 등으로 홍역을 치른 2016~2017시즌 최하위로 추락한 김 감독은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한단계 성숙해진 지도력으로 도로공사를 바꿨고, 마침내 첫번째 별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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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처음부터 만들어진 분위기는 아니었다. 사실 최하위를 했던 전 시즌에도 김 감독이 보기에 선수구성은 나쁘지 않았다. 문제는 신뢰였다. 계속된 패배로 인해 서로에 대한 신뢰가 깨졌다. 김 감독이 가장 먼저 손을 댄 부분도 여기였다. 김 감독은 체력을 중시하는 스타일이다. 훈련 강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김 감독은 선수들과 함께 힘든 훈련을 이겨내며 서로에 대한 믿음을 더해갔다. 물론 시간이 될때마다 선수들에게 한발 더 다가섰다. 무뚝뚝한 울산 남자인 김 감독에게 가장 힘든 부분이기도 했다. "여자 앞에서 쑥쓰러워서 말도 못하고 그런 스타일인데, 제가 놀랄 정도로 참 많이 바뀌었어요. 아내는 상상도 못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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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식 배구의 시작은 '화합'과 '희생'이다. "배구는 절때 혼자할 수 없어요. 누가 받아야 올릴 수 있고, 누가 올려야 때릴 수 있어요. 그래서 선수들에게 시합을 이기면 모두가 잘한 것이고, 지면 모두가 못한 것이라고 이야기하죠." 오랜 기간 코치 생활을 했던 김 감독은 에이스 위주가 아닌 모두가 함께 하는 배구를 지도철학으로 삼았다. "후보 선수들도 시합에 한번이라도 들어가기 위해 굉장히 노력해요. 잘하는 선수만 있다고 좋은 팀이 될 수 없어요. 부족한 선수들이 좋아져서 팀이 도움이 될때 그때 진짜 팀이 강해지는거죠."
희생을 이야기하면서는 박정아의 예를 들었다. 박정아는 올 시즌 FA로 도로공사 유니폼을 입었다. 공격만 잘하는 반쪽선수가 아닌 리시브도 잘하는 선수가 되겠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상대의 계속된 목적타 서브에 흔들렸다. 결국 김 감독은 칼을 빼들었다. "고민 끝에 정아를 불렀어요. 일단 공격을 더 하자고 했죠. 정아가 불평 없이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희생을 한거죠." 흐름을 찾은 박정아는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챔피언결정전 MVP까지 됐다.
IBK기업은행과의 챔피언결정전을 앞둔 2일 전이었다. 주전 리베로 임명옥의 어머니가 오랜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시합도 시합이었지만, 명옥이 마음이 얼마나 아플까 걱정이 되더라고요." 걱정하던 임명옥이 장례를 마치자 마자 팀에 복귀했다. 새벽 오전에 와서 훈련을 하겠다고 자청했다. "시합 전날 미팅을 하는데 제가 그랬어요. '명옥이는 지금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을 겪었다. 나머지 선수들이 명옥이 몫까지 나눠서 뛰자'고 했는데 명옥이가 울더라고요. 저도 울음을 꾹 참았죠. 이게 선수들을 뭉치게 한 힘이 된 것 같아요."
드디어 시작된 챔피언결정전. 1차전은 그야말로 기적 같은 승부였다. 1, 2세트를 먼저 거머쥐었지만, 이내 3, 4세트를 내줬다. 분위기는 기업은행 쪽이었다. 운명의 5세트, 10-14로 끌려갔다. 모두가 기업은행의 승리를 예상했다. "1점만 뺏기면 지는 그런 상황이니까. 선수들이 울더라고요. 그래서 아직 경기 안끝났는데 왜 우냐고 했죠. 저도 마음은 그랬지만 솔지히 포기했어요. 그런데 내려놓은 순간에 올라가더라고요." 기적과 같은 역전승을 거머쥔 도로공사는 3연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1차전을 그렇게 이겨서 그런지 우승하고 나서는 감흥이 덜하더라고요." 임명옥에게는 "고맙다"는 말 딱 한마디만 전했다. 임명옥은 눈물로 대답을 대신했다.
가장 즐거운 이야기는 역시 우승 이야기다. 김 감독은 자신만의 공이 아니라고 했다. "도로공사가 투자를 굉장히 많이 했어요. 투자를 해야지 운영하기도 편하고 계획도 할 수 있어요. 우리 단장님은 제가 하는 요구에 무조건 오케이에요. 그래서 재계약 협상에서 저도 도와드렸어요. 단번에 '알겠습니다'고 하고 도장을 찍었죠. 아, 매경기 3000명 이상씩 찾아오는 팬들도 빼놓을 수 없어요. 남자부가 천안이라면 여자부는 김천이 배구의 메카가 됐죠."
도로공사의 성장과 함께 김 감독도 커졌다. "사실 우승 감독이 된다는 상상을 해본 적이 없어요. 선수나 코치 때 시상식을 가면 감독상을 받는 감독님들을 보면서 '내가 감독이 될 수는 있을까' 이런 생각 정도만 해본 것 같아요. 막상 대한항공에서 처음 감독생활을 해보니까 막막하더라고요. 그때 재밌게 하자고 하고 나름 성적도 냈어요. 하지만 끝내 우승은 못했죠. 마지막에 나올때 연패를 했는데 그때 공부를 많이 했어요. 어떻게 하면 더 성적을 낼 수 있을지 확실하게 안 것 같아요. 도로공사에서는 그때 겪은 시행착오를 토대로 팀을 만들었죠." 감독 김종민의 점수를 묻자 "제가 점수를 받을만큼 한게 있는지 모르겠어요"라고 웃었다.
김 감독은 벌써 새로운 꿈을 꿨다. "도로공사가 48년만에 첫 별을 달았는데, 처음이 힘들지 앞으로는 기회가 오면 더 많은 별을 달 수 있을거라 생각해요. 도로공사를 명문으로 만들어야죠. 배구적으로도 각 선수의 특성에 살린 더 빠른 배구를 하고 싶어요. 그러다 보면 더 좋은 감독이 되지 않을까요." 김 감독의 사람 좋은 미소에 신뢰가 갔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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