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시간 동안 숨을 골랐지만 결과는 천양지차였다.
선발투수가 우천 등으로 인해 경기가 중단되면 컨디션을 유지하기가 사실 힘들다. 중단된 시간 동안 어깨가 '식기' 때문이다. 1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우천 중단의 영향을 받은 양팀 선발투수 간 투구 결과는 크게 달랐다.
LG 선발은 좌완 차우찬, 한화 선발은 외인 투수 키버스 샘슨이었다. 경기는 3회초 LG 공격 도중 갑작스럽게 쏟아진 비로 중단됐다. 그라운드에 방수포가 깔렸고, 양팀 선수들은 더그아웃에서 경기 속개 여부를 기다렸다. 30분이 경과된 뒤 빗줄기는 잦아들었고, 그라운드 정비 시간을 포함해 40분 후 경기가 속개됐다. 그러나 '40분'간 숨고르기에 성공한 쪽은 샘슨이었다.
샘슨은 3회초 선두 양석환에게 좌월 솔로홈런을 허용하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강승호가 2루수 정근우의 실책으로 출루해 위기가 이어졌다. 그런데 샘슨이 1번 이형종을 삼진으로 잡아낸 뒤 빗줄기가 굵어져 중단이 선언됐다. 경기가 속개된 시간은 오후 7시 58분. 샘슨은 1사 1루서 오지환을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더니 박용택을 130㎞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완벽한 볼배합과 제구였다.
샘슨은 4-1로 앞선 4회초에도 김현수 채은성 유강남을 12개의 공으로 요리했고, 5회에는 LG 하위타선을 역시 삼자범퇴로 틀어막았다. 적어도 우천 중단으로 인한 폐해는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안정적이었다. 6-1로 앞선 6회초 집중 3안타를 맞고 2실점했지만, 6이닝 6안타 3실점으로 전반적으로 안정감 넘치는 투구 내용이었다. 지난달 12일 KIA 타이거즈전 이후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시즌 초 제구와 스트라이크존 적응에 애를 먹었던 샘슨이 이제는 한화의 어엿한 에이스로 자리잡은 모습이다.
반면 차우찬은 40분 뒤 경기가 속개되자 뭇매를 맞았다. 1-0으로 앞선 3회말 선두 이용규에게 좌측 3루타를 맞고는 급격히 흔들렸다. 다음 타자 양성우가 2루수 강승호 실책으로 나가자 송광민을 볼넷으로 내보매 무사 1,2루에 몰렸다. 이어 제라드 호잉에게 133㎞ 슬라이더를 한복판으로 꽂다 우월 3점포를 얻어맞고 말았다. 차우찬은 계속해서 김태균에게 우전안타를 맞았고, 하주석을 좌익수 플라이, 이성열을 1루수 병살타로 막으며 이닝을 겨우 마쳤다.
차우찬은 4회를 1안타 무실점으로 끝내 안정을 찾는 듯했지만, 5회 1사후 호잉과 김태균에게 연속 홈런을 허용해 경기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143㎞ 직구가 모두 높은 코스로 들어갔다. 5이닝 동안 홈런 3개를 포함해 8안타 6실점했다.
결국 한화는 6대5로 승리해 샘슨이 시즌 2승째를 따냈고, 차우찬은 시즌 3패째를 안았다.
대전=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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