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SBS 새 월화극 '기름진 멜로'가 첫 발을 내딛었다.
7일 방송된 '기름진 멜로'는 서풍(준호, 2PM) 두칠성(장혁) 단새우(정려원)의 첫 만남을 그렸다. 서풍은 호텔 중식당 화룡점정을 미슐랭 투스타 식당으로 만들만큼 빼어난 실력을 자랑하는 셰프였다. 단새우는 결혼에 대한 단꿈에 젖어있는 행복한 재벌 2세 예비신부였다. 두칠성은 조폭 생활을 청산하고 동생들고 함께 중국집 배고픈 프라이팬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심각한 영업 적자 속에 폐업을 결심한 상태였다.
세 사람이 처음 마주친 건 미용실이었다. 메이크업을 받던 단새우는 두칠성의 헤어스타일에 참견했고, 두칠성은 황당해 하면서도 단새우의 해사한 미소에 넋을 빼앗겼다. 마침 같은 미용실을 찾았던 서풍은 결혼을 앞두고 여자친구가 바람을 피운다는 것도 모른 채 사랑을 고백하며 진한 키스를 나눴고, 단새우는 그런 서풍 커플을 부럽게 바라봤다.
세 사람의 인연은 여기에서 끝이 아니었다. 단새우는 웨딩파티 요리를 맡은 화룡정점에서 짜장면을 주문했다 거절당했다. 서풍은 자신이 짜장면을 만들어주겠다고 나섰고, 춘장을 구하기 위해 두칠성의 중국집을 찾았다. 그러나 한 눈에 보기에도 형편없는 주방상태에 독설을 뱉고는 춘장만 들고 나왔다. 두칠성은 이에 분노해 서풍을 쫓아나왔고 길거리에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여기에 단새우까지 끼어들며 세 사람의 만남은 아수라장이 됐다. 단새우에게 첫 눈에 반한 두칠성은 "조금만 나중에 결혼해요. 이혼은 너무 힘들다"고 고백했고, 서풍 또한 "결혼 별 거 없다. 내가 짜장면 만들준다니까"라며 결혼을 만류했다.
첫 방송 이후 시청평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신선한 병맛 로코의 탄생을 반기는 쪽도 있고, 개연성 없고 뚝뚝 끊기는 산만한 연출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는 쪽도 있다. 극 전개 자체가 만화적 성격이 강하고, 캐릭터의 개성이 워낙 뚜렷한 만큼 그것을 납득시킬 만큼 군더더기 없고 설득력 있는 연출이 중요한데, '기름진 멜로'의 그것은 정신산만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는 평이다. 또 음식 드라마라고 하기엔 아직 전쟁터 같은 주방 이야기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고, 미리보기식 전개에 지나지 않았다는 의견이 많다.
그럼에도 기대를 거는 건 역시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서숙향 작가 특유의 위트다. 서숙향 작가는 '파스타' '질투의 화신' 등 허를 찌르는 기발한 상상력과 반전 위트를 보여주며 팬덤을 만든 장본인이다. '기름진 멜로' 또한 그런 서 작가 특유의 작풍이 잘 살아난다면 상당한 매니아층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배우들의 연기 또한 흠잡을 데 없었다. 준호는 통통 튀는 극 전개 속에서도 무게감 있는 정극 연기로 짠내 나는 캐릭터의 정체성을 살렸다. 앞만 보고 달렸던 서풍이 여자친구의 배신과 화룡점정과의 갈등을 어떻게 이겨내고 사랑과 성공을 모두 쟁취할 것인지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정려원은 전작 '마녀의 법정'의 까칠하고 도도한 마이듬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사차원 캐릭터로 완벽 변신했다. 화사하고 해맑은 미소와 천진난만한 말투로 사랑스러운 매력을 극대화하며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장혁은 명불허전 장혁이었다. 첫 눈에 반한 여자에게 이혼하기 힘드니 결혼하지 말라고 말할 만큼 엉뚱하고 코믹한 캐릭터를 십분 살려내며 극의 매력을 더했다. 다만 시청자들은 장혁의 분량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장혁의 연기변신에 대한 기대도 높지만, 가장 의외성을 띈 캐릭터인 만큼 두칠성의 활약에 따라 극 전체의 탄력성이 변화되기 때문이다.
이날 방송된 '기름진 멜로'는 5.8%, 6.4%(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전작 '키스 먼저 할까요?' 마지막회 시청률(9.1%)보다 다소 하락한 수치다. 동시간대 방송된 KBS2 '우리가 만난 기적'은 11.4%로 동시간대 1위를 지켰고, MBC '미치겠다, 너땜에!'는 2.5%, 2.2%의 시청률을 보였다. 이로써 '기름진 멜로'는 월화극 2위로 출발을 알렸다. '기름진 멜로'가 배우들의 차진 케미를 발판으로 역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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