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KBS2 수목극 '슈츠'로 활약 중인 박형식에 대한 응원이 뜨겁다.
'슈츠'는 대한민국 최고 로펌의 전설적인 변호사와 괴물 같은 기억력을 탑재한 가짜 신입 변호사의 브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박형식은 극중 고연우 역을 맡았다.
고연우는 박형식에게는 큰 도전이었다. 일단 대사가 어렵다. 어려운 법률 용어까지 즐비한 방대한 양의 대사를 막힘없이 줄줄 쏟아내면서도 캐릭터의 감정선까지 풀어내야 한다. 이것만 해도 큰 숙제인데 고연우의 상대역은 최강석, 장동건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미남배우이자 대선배인 장동건과 호흡을 맞추며 그 포스에 기가 눌려도 안되고, 심지어 차진 브로맨스까지 연기해내야 한다. 심지어 박형식은 장르물도, 지상파 주연도 이번이 처음이다. 즉 박형식은 시작점부터 크고 높은 산을 몇 개나 앞둔 채 연기를 시작한 셈이다.
그러나 갖은 우려와 악플을 딛고 박형식은 밀도 있는 연기로 극의 텐션까지 주무르고 있다. 까칠하고 도도한 듯 보이지만 사실은 정 많고 인간적인 고연우의 양면성을 보여주며 모성애를 자극하기도 하고, 장동건과의 환상 브로맨스로 여심을 흔들기도 한다. 아직은 서툴지만 보다 나은 내일을 향해 달리는 고연우의 패기와 열정을 그리며 응원을 자아내기도 한다. 고성희와의 케미는 풋풋한 러브라인을 기대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렇게 박형식의 감정선 변화에 따라 '슈츠'의 텐션도 함께 움직이는 중이다.
10일 방송은 박형식의 진가가 드러난 대표적인 케이스다. 이날 방송에서는 신입 변호사에게는 꿈의 기회라 할 수 있는 모의법정에서 승기를 잡았지만, 결국 김지나(고성희)의 비밀을 지켜주기 위해 승소를 포기하는 고연우의 모습이 그려졌다. 그런 고연우를 보며 채근식(최귀화)는 조소를 퍼부었고, 최강석 또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아직은 가짜 변호사이기에 김지나를 매몰차게 추궁할 수 없었던 고연우의 인간적인 모습은 앞으로의 성장을 응원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특히 박형식은 자칫 늘어질 수 있는 모의법정 신을 힘있게 끌고 나가는 저력을 보여줬다. 승소를 향해 승부욕을 불태우던 고연우가 오해와 질투에 사로잡혀 눈물까지 흘리는 김지나를 보며 갈등하고, 또 그를 위해 모처럼 잡은 기회를 내려놓는 과정과 그 안에서의 감정선 변화를 섬세하게 풀어내며 눈길을 사로잡았다. 찰나의 순간에도 눈빛 표정 제스처 말투까지 고연우에 완벽히 녹아든 박형식의 집중력 덕분에 변호사로서의 직업정신과 인간성 사이의 딜레마에 빠진 고연우의 갈등은 시청자에게 고스란히 와 닿았고 몰입도도 높아졌다.
시청자는 바보엄마' '나인-아홉번의 시간여행' 등의 조단역 및 아역부터 시작해 숱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지상파 주연까지 올라온 박형식의 성장기를 지켜봤다. 그런 그의 실제 모습은, 아직은 서툰 구석이 있지만 타고난 센스와 능력을 발판으로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고연우와 상당히 닮아있다. 이 때문에 더더욱 시청자는 고연우의 성장과 반전을 기대하고 응원하게 됐다. 그리고 '성장형 배우' 박형식에 대한 호감이 캐릭터에까지 이입되며 '슈츠'의 고연우는 더욱 매력적으로 살아 숨쉬게 됐다. 이에 시청자는 '케미요정' '텐션유발자' 등의 애칭까지 붙여주며 박형식의 성장을 응원하고 있다.
'슈츠'는 매주 수,목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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