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형 인천 감독(44)이 성적부진으로 자진사퇴했다.
인천은 10일 이 감독이 강인덕 사장과 향후 팀 사정을 논의한 결과 자진 사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이 인천 지휘봉을 내려놓으면서 오는 20일 월드컵 휴식기 전까지 남은 K리그1 두 경기는 박성철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으로 이끌게 됐다.
2016년 9월부터 감독대행으로 인천을 이끌었던 이 감독은 6승3무1패를 기록, 승강 플레이오프(PO)도 거치지 않고 잔류에 성공했다. '이기는 형'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 감독은 지난해 대행 꼬리표를 떼고 정식 감독으로 팀을 맡았지만 쉽지 않았다. 공격력 부재로 시즌 막판까지 강등싸움을 펼쳐야 했다. 그러나 '잔류왕'답게 승강 PO까지 떨어지지 않고 9위로 2017년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여론은 좋지 않았다. 지난 시즌 말부터 부진한 성적에 뿔이 난 인천 서포터스가 이 감독의 퇴진을 외쳤다.
이 감독은 구단의 믿음을 등에 업고 올시즌 새출발을 다짐했다. 외국인 쿼터도 중앙 수비수 부노자만 남겨두고 나머지 3장의 카드를 모두 공격수로 채웠다. 수비수 하창래 이적과 미드필더 김도혁 군입대를 제외하면 전력누수는 거의 없었다. 특히 대부분의 선수들이 1년 6개월 동안 이 감독이 원하는 축구를 이해하고 있어 좋은 성적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뚜껑이 열렸다. 이 감독의 축구는 달라져 있었다. 강원과의 개막전에선 1대2로 패했지만 2라운드에서 '절대 1강' 전북을 3대2로 꺾었다. 3장의 외인 공격수 카드는 적중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 스테판 무고사는 매 경기 득점포를 가동하며 '제2의 데얀'으로 평가받았다. 코스타리카 출신 공격형 미드필더 아길라르는 출중한 킬패스와 슈팅력, 공격조율 능력을 뽐냈다. 아시아쿼터 쿠비는 빠른 스피드로 문선민과 함께 상대 측면을 뒤흔들었다. '이기형표 공격축구'가 가동됐다.
하지만 빨간불이 켜진 건 '수비'였다. 특히 수비 집중력 부족으로 다 잡았던 경기를 놓친 경우가 늘어났다. 후반 추가시간 동점골을 얻어맞거나 역전골을 허용한 경기가 많았다. 이 감독은 공수 밸런스와 빠른 수비 전환으로 위기를 극복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반전의 기회는 좀처럼 찾아오지 않았다. 지난 3월 10일 전북을 꺾은 뒤 10경기 연속 승리를 맛보지 못했다. 4무6패.
팀이 11위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결국 구단은 칼을 꺼내 들 수밖에 없었다. 감독 교체란 '충격요법'으로 선수들에게 자극을 주는 방법을 택했다. 이 감독은 10일 사장과의 논의 끝에 자진사퇴로 해지 합의서에 사인했다. 이 감독의 공백은 메운 박 수석코치는 이날부터 선수들을 훈련시켰다.
K리그는 오는 21일부터 월드컵 휴식기에 돌입한다. 그 전까지 남은 경기는 두 경기다. 13일 상주 원정을 떠나는 인천은 20일 안방으로 울산을 불러들인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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