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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삼성 김호재 "실검 1위, 실감이 안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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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재(삼성 라이온즈)라는 이름 석 자, 여전히 야구팬들에겐 낮설다.

삼성은 지난 22 대구구장에서 가진 롯데 자이언츠와의 주중 3연전 첫 경기에 김호재를 1군에 등록했다. 2014년 육성 선수로 입단한 김호재가 4년 만에 1군 진입에 성공하는 순간. 첫날 2타수 무안타로 아쉬움을 남겼던 김호재는 23일 3회초 첫 타석에서 마수걸이 안타를 뽑아냈다. 5회초엔 선두 타자로 나선 김사훈이 2, 3루간으로 보낸 안타성 타구를 쫓아가 백캐치로 잡았고, 스텝 없이 그대로 1루로 뿌려 아웃을 잡아내 큰 박수를 받았다. 공-수 맹활약 속에 김호재는 이날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랭킹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김한수 삼성 감독은 덤덤했다. "아직 구체적인 평가를 할 때는 아니다." 유격수 자리 터줏대감 노릇을 하는 김상수의 존재감이 워낙 크다. 김 감독은 "(김호재의 1군행이) 아마 2군 선수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며 "상수가 없을 때 호재가 1군에 올라와서 이름 석 자를 각인시킨다면 2군에서도 좋은 보고가 올라올 때 또 기회를 받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김호재 역시 '욕심'보다는 '노력'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실검 1위에 올랐는데 알고 있나.

▶지인들이 이야기해줬다. 실감은 안난다(웃음).

-수비에서 좋은 장면을 보여줬는데.

▶앞선 플레이 도중 송구 동작에서 공을 빠뜨리는 에러를 했다. 다음 타자 때 플레이가 잘 이뤄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첫 안타 때 무슨 생각이 들었나.

▶타격 직후엔 좌익수 뜬공 처리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타구가 먹혀서 (좌익수 앞에) 떨어질 것 같더라. 뛰면서 '떨어져라'라는 생각만 들더라. 1루 베이스를 밝고 난 뒤 안타 처리되는 것을 보고 '됐다' 하는 생각이 들더라.

-입단 4년 만에 정식 선수가 되어 1군 무대에 올랐다.

▶꿈에 그리던 선배들과 함께 하게 되어 영광스럽다. 특히 1군 데뷔전(22일) 만원 관중이 오셔서 많이 설랬다. 그렇게 많은 이들 앞에서 경기한 것은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아무래도 의식을 하게 되더라.

-처음 1군 콜업 소식을 들었을 때 어땠나.

▶처음엔 어벙벙 하더라. 누구한테 (소식을) 이야기 해야할지도 몰랐다(웃음). 1군에 오니 선배들이 모두 기쁘게 맞아주셔서 긴장을 풀 수 있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공격보다는 수비에 좀 더 자신이 있다보니 '홈런은 못치더라도 수비에서 뭔가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동안 2군 생활이 쉽진 않았을텐데.

▶엄청 힘들었다(웃음). 육성 선수 신분이다보니 2~3군에서 아무리 잘해도 1군에는 정식 선수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2~3군을 오가는 생활을 반복하다보니 아무래도 서러울 때도 있었다.

-부모님이 가장 기뻐하실 것 같다.

▶아버지, 어머니 모두 너무 좋아하시더라. 첫 날엔 보여준게 없었다보니 그냥 '수고했다, 잘했다'는 말씀을 해주시더라(웃음). 동기생들도 모두 축하 메시지를 보내줬다.

-앞으로 각오는.

▶1, 2군에 연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안정적인 플레이를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대구=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