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좀 많이 마셔."
26일 인천 문학구장. SK 와이번스전을 앞두고 더그아웃에서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던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이 훈련 뒤 땀을 뻘뻘 흘리며 마운드로 들어가던 외국인 투수 조쉬 린드블럼을 불러 세웠다. "안녕하십니까"라는 인사를 건네며 씩 웃는 린드블럼을 바라보던 김 감독은 그의 왼손에 들린 생수통을 가리키면서 물을 마시는 모션을 취했다. 그러면서 "물을 계속 마셔야 돼"라고 말하며 엉덩이를 툭 쳤다.
이유가 있었다. 린드블럼은 지난 24일 인천 SK전에 선발 등판했다. 그런데 팀이 0-1로 뒤지고 있던 3회말을 마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온 뒤 이상증세를 보였다. 김 감독은 "얼굴이 너무 초췌해 보니 탈수 증세가 온 것이었다"며 "본인이 '더 던지고 싶다'며 의지를 드러냈다"고 털어놓았다. 린드블럼은 이날 6이닝 동안 5안타 3볼넷 5탈삼진 1실점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며 이날 임무를 마쳤다. 린드블럼은 6회초 두산 타선이 동점을 만들면서 패전 위기를 넘겼지만, 두산은 불펜이 7~8회 연속 실점하면서 1대3으로 졌다.
역대급 폭염이 계속되면서 각 구단의 '체력 관리 경고'가 계속되고 있다. 대부분의 팀들이 경기 전 훈련 시간 축소, 로테이션 등으로 선수들의 체력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하지만 그라운드에 서는 순간 맹렬하게 밀려드는 더위를 피할 순 없는 법. 그라운드에 서는 선수들의 옷은 흥건히 젖기 일쑤다. SK전을 앞두고 훈련에 나선 두산 선수들의 훈련복 대부분이 물에 적셨다가 건진 듯 했다. 선수들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김 감독은 "옷이라도 좀 갈아입어야겠다"며 근심을 드러냈다. 선두 두산은 도전자들과의 승부 뿐만 아니라 무더위와도 혈투를 펼치고 있다.
인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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