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의 사상 첫 동메달이 좌절됐다.
베트남은 1일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UAE와의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1대1로 비긴 끝에 승부차기로 돌입. 접전 끝에 승부차기에서 3-5로 무릎을 꿇었다. 아시안게임 사상 첫 4강 진출이라는 역사를 쓴 박항서호는 4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이는 아시안게임 베트남의 최고 성적이다. 베트남은 지난 29일 한국과의 준결승전에서 1대3으로 패했다. UAE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선 경기를 내내 주도했지만, 승부차기에서 좌절했다.
베트남은 경기 초반부터 수비 라인을 끌어 올리고, 강하게 UAE를 밀어붙였다. 짧은 유기적인 패스로 측면에서 기회를 만들었다. 날카로운 크로스도 보였다. UAE는 초반에 힘을 쓰지 못했다. 그러나 UAE가 먼저 골문을 열었다. 전반 17분 베트남이 수비 진영에서 패스 미스를 저질렀다. 공을 차단한 UAE 알하드 알하시미가 아크서클 정면까지 빠르게 돌파한 뒤 수비수 2명 사이로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왼쪽 골망을 흔들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UAE도 조금씩 공격이 살아나는 듯 했다. 하지만 베트남은 침착했다. 짧은 패스가 돋보였다. 전반 27분에는 오른 측면에서 팜득후가 짧은 패스를 연결. 응우옌 반토안-응우옌 아인득으로 이어지는 패스 플레이가 나왔다. 응우옌 아인득이 페널티박스 안 중앙에서 왼쪽으로 패스, 골문 왼쪽에 위치한 응우옌 반 퀴옛이 논스톱 슈팅으로 동점골을 만들었다. 두 팀은 전반전을 1-1 동점으로 마쳤다.
후반전에도 베트남은 비슷한 패턴으로 공격했다. 짧게 패스를 주고 받으며 공간을 노렸다. UAE는 역습으로 좋은 기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두 팀은 문전에서 결정력이 아쉬웠다. 베트남은 교체 카드 두 장으로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후반 23분에는 교체 투입된 하 둑 친이 페널티박스 오른쪽으로 돌파해 슈팅까지 날렸지만, 골키퍼 정면에 그쳤다. 베트남이 경기를 주도하자 UAE는 3분을 남기고 그라운드에서 쓰러지기 시작했다. 베트남은 막판 프리킥, 코너킥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결국 승부는 승부차기로 흘렀다. 이 대회 동메달 결정전에서 연장전이 없기 때문이다.
운명의 승부차기. 베트남과 UAE는 첫 번째 키커가 나란히 승부차기를 성공시켰다. 하지만 베트남 두 번째 키커 응우옌 퀑 하이가 찬 공이 골문 왼쪽으로 벗어났다. 반면 UAE 자예드 알라메리가 골에 성공했다. 계속해서 골을 주고 받았으나, 베트남은 마지막 키커의 실축으로 무릎을 꿇었다.보고르(인도네시아)=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