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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 스트라이커' 황의조, 벤투호에서도 터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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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조(26·감바오사카)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이 만든 최고의 신데렐라다.

황의조는 조별리그부터 결승전까지 7경기에서 9골을 터뜨렸다. 바레인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는 해트트릭에 성공하며 강한 임팩트를 남겼다. 한국의 공격수가 단일대회에서 두번의 해트트릭을 한 것은 황의조가 처음이다. 황의조는 맹활약으로 자신을 둘러싼 '인맥축구' 논란을 씻었다. 황의조의 등장으로 한국축구는 모처럼 기대할만한 스트라이커 자원을 얻었다.

한국축구에서 스트라이커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일본, 중동세의 도전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맹주 자리를 놓치지 않은 것은 아시아 최고 수준의 스트라이커 때문이었다. 이회택-차범근-황선홍-최용수-이동국-박주영으로 이어진 스트라이커 계보는 한국축구의 자랑이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이 계보가 끊겼다. 수준급 미드필더들이 쏟아지는 사이, 최전방 공격수의 존재감은 희미해졌다. 김신욱(전북) 석현준(랭스) 이정협(쇼난 벨마레) 등이 기회를 받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물론 손흥민(토트넘)이라는 유럽 톱클래스 공격수가 있지만, 그는 정확히 말해 한국축구가 사랑하던 정통파 공격수는 아니다.

황의조가 그 고민을 날렸다. 아시안게임 내내 대표팀이 주목을 받은 이유도, 물론 손흥민의 군면제가 컸지만, 모처럼 한국축구 다운 모습을 보여준 부분이 크다. 정통 스트라이커를 활용한 김학범식 축구는 재미와 결과,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미완의 대기였던 황의조는 김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며, 단숨에 스타로 도약했다.

무대를 바꾸었다. 금메달을 목에 건 황의조는 A대표팀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황의조는 파울루 벤투 감독의 데뷔전인 코스타리카전(7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 출격을 노린다. 지난해 10월 모로코전 이후 11개월만의 A매치다.

황의조는 벤투 감독의 성향에 딱 맞는 공격수다. 벤투 감독은 장신 공격수 보다는 움직임이 좋고, 기민한 유형의 스트라이커를 선호한다. 리에드송, 엘데르 포스티가, 브라운 이데예 등 스피드와 기술을 갖춘 공격수들을 중용했다. 좌우 측면을 강조하는만큼 최전방 공격수에게도 좌우측으로 돌아나가는 움직임을 강조한다. 황의조가 가장 잘하는 플레이다. 그는 아시안게임에서 동갑내기 손흥민과 찰떡궁합을 과시했다. 벤투호에서도 그 호흡을 기대할만 하다.

이번 A매치에 나서는 황의조의 각오는 남다르다. 황의조는 그동안 대표팀만 가면 작아졌다. 2015년 9월 첫 A매치를 치른 황의조는 이후 11번의 A매치에서 단 1골만에 그쳤다. 대회 전 황의조를 괴롭혔던 '인맥논란' 역시 대표팀에서의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사실 맹활약을 펼쳤지만, 냉정히 말해 23세 이하 선수들이 나서는 아시안게임은 수준 높은 대회는 아니다. 물론 어느 대회건 골을 넣는 것은 쉽지 않다. 황의조는 일본 진출 이후 한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그의 골장면은 클래스가 달랐다. 이제 황의조는 더 수준 높은 무대, 수준 높은 팀들과의 맞대결에서 경쟁력을 증명하려 한다.

코스타리카전이 그 시작이다. 황의조는 '학범슨의 남자'를 넘어 '벤투의 황태자'에 도전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