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베트남 축구 대표팀 감독이 금의환향했다. 베트남을 아시안게임 사상 첫 4강으로 이끈 뒤 다시 밟은 한국땅이다.
박 감독은 휴식 차원에서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그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베트남 23세 이하 대표팀을 이끌고 4강 진출의 쾌거를 이뤘다. 베트남은 지난 1962년 자카르타아시안게임에서 4위로 대회를 마쳤지만, 당시 베트남공화국이 이룬 성적이었다. 박 감독이 통일 후 최고의 성적을 다시 쓴 것이다. 지난 1월 중국에서 열린 2018년 AFC U-23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눈에 띄는 성적을 냈다. 기대 이상의 성적에 베트남은 열광했다.
박 감독은 대회를 마치고 베트남으로 돌아간 뒤 큰 환영을 받았다.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는 박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 그리고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들을 정부 청사에 초대해 성과를 치하했다. 현지 매체들은 박 감독에 대한 칭찬 일색이다. 모처럼 한국을 찾은 박 감독은 "특별하게 한 것도 없는데 이렇게 아침 일찍 반갑게 맞이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한다. 조국에 잠시 오게 된 것도 감사하다. 아시안게임에서 국민들이 베트남 축구에 성원을 보내주셔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당초 베트남은 예선 통과가 목표였다. 박 감독은 "대회에 나가기 전에 문체부 장관님과 미팅 시간이 있었다. 아시안게임은 예선만 통과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씀하셨다. 대부분이 예선 통과 정도를 목표로 생각했다. 베트남 언론도 그렇고 아시안게임에 크게 기대하지 않는 느낌을 받았었다"면서 "메달을 못 땄지만, 50여년만에 처음 4강에 진출한 걸로 안다. 베트남 축구에 발자취를 남겼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국민들이 감사함의 표시를 한다. 메달이 없어서 1월 중국 대회보다는 정부에서 자제하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베트남 국민들은 굉장히 반겨주셨다"고 설명했다.
인기가 치솟으면서 박 감독의 연봉 문제, 그리고 연장 계약에 관련된 보도도 쏟아지고 있다.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박 감독에게 2만2000달러는 너무 적은 금액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박 감독은 "선수들과 즐겁고 행복하게 생활하고 있다. 연봉 문제가 나오는 건 감사함의 의미라고 생각한다. 현재 상태에 만족하면서 일하고 있다"며 미소를 보였다. 이어 거스 히딩크 감독과의 비교에 대해선 "베트남에서 작은 성적을 거둬서 히딩크 감독님과 비교를 한다. 너무 부담스럽다"며 손사래를 쳤다.
이제 박 감독의 시선은 오는 11월부터 열리는 2018년 AFF(아세안축구연맹) 스즈키컵으로 향하고 있다. 동남아권 국가들 간에 펼쳐지는 제법 큰 대회다. 박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한국 훈련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 3월 대한축구협회와 베트남축구협회가 맺은 양해 각서의 일환. 게다가 박 감독은 선수들에게 한국 축구의 수준을 경험하게 하고, 영양 관리를 철저하게 하기 위해 한국 훈련을 택했다. 박 감독은 "베트남 축구협회에서 노력해줬다. 스즈키컵을 준비할 때 리그가 종료된다. 그래서 10월 17일부터 열흘 간 파주 NFC에서 훈련할 예정이다. K리그도 경기가 있기 때문에 1.5군 정도의 팀들을 상대로 두 차례 정도 비공식 경기를 하고 돌아갈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또 한 번의 도전에 관심이 쏠린다. 박 감독이 베트남의 축구 수준을 점차 끌어 올리고 있기 때문. 그는 "이제 10월 25일이면 1년이 된다. 나 혼자는 할 수 없었다. 한국인, 베트남 코치들 등 스태프들이 있다. 각자 맡은 일에 최선을 다 해줬다. 선수들도 내가 관여하는 부분에서 잘 따라줬다. 그래서 결과가 날 수 있었다"면서 "베트남 선수들은 항쟁심과 목표 의식, 함께 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기술적으로 아직 많이 노력해야 하지만 민첩성, 짧은 패스 연결에서 좋은 점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그는 "베트남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중요한 스즈키컵 대회가 있다. 부담도 되지만, 걱정한다고 될 건 아니다. 즐기면서 도전해야 한다"며 당찬 포부를 전했다.
인천공항=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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