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그동안 우리가 봐왔던, 또 알아왔던 한지민은 잊어라. 측은하면서도 따뜻하고 강하지만 처절한 새로운 얼굴의 한지민이 관객을 찾아 온다.
스스로를 지키려다 전과자가 된 미쓰백(한지민)이 세상에 내몰린 자신과 닮은 아이를 만나게 되고, 그 아이를 지키기 위해 참혹한 세상과 맞서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미쓰백'(이지원 감독, ㈜영화사 배 제작). 11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제작보고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한지민, 김시아, 이희준, 이지원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배우 한지민의 파격 변신이 기대를 모은다. 그동안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청순하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선보여 온 한지민. 드라마 '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를 통해 깊은 멜로, '옥탑방 왕세자'에서는 씩씩하고 로맨스 연기, 현재 방송 중인 tvN '아는 와이프'의 직장과 가정 사이에서 동분서주하는 워킹맘의 모습을 보여주며 호평을 받아 온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 한지민은 엄청난 파괴력과 에너지를 참혹한 세상과 맞서는 미쓰백으로 완벽 변신, 데뷔 이래 가장 큰 변신을 꾀한다.
여기에 600대 1 뚫고 지은 역으로 발탁된 천재 아역 김시아의 활약도 더해져 기대를 모은다. 당시 9살이었던 김시아 배우는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지은의 입장에서 일기를 썼을 뿐 아니라, 머리를 감지 않거나 밥을 조금 먹는 등 어린 나이가 무색할 정도의 연기 열정을 선보였다는 후문이다. 또한 이희준은 미쓰백의 과거를 알고 있는 형사 장섭 역을 맡아 김장감을 더할 예정이다.이날 한지민이 가장 먼저 '미쓰백' 시나리오의 흡입력에 대해 극찬했다. 그는 "일단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는 시나리오에 푹 빠져서 그런지 내가 할 수 있구나라는 의문보다 무조건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파격적인 변신에 대해 "중점적으로 고민했던 부분은 백상아의 캐릭터와 감정이 제가 기존에 했던 것과 상이한 부분이 있어서 캐릭터의 전사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이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서 어떠한 마루나 시선 처리를 고민하는데 중점을 뒀다. 이게 나에게 도전이고 용기를 내는거라는 것 자체를 배제하고 시나리오 자체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아무래도 기존의 이미지가 있다보니까 많은 분들이 변신이라고 붙여주시는데 배우로서는 도전하고 변신하는 기회가 오는 건 감사한 일인 것 같다. 두려움 보다는 설렘으로 참여했다"고 설명했다.극중 주인공 '미쓰백' 백상아라는 인물에 대한 부가 설명도 덧붙였다. 한지민은 "백상아라는 인물이 우리 주변에 많은 인물인 것 같다. 하지만 우리가 뒤돌아 들여다 보면 모르는 그만큼 처절한 인물이다. 어린 나이에 전과자가 되다보니까 세상에 대한 문을 닫은 인물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해 보이지만 속은 여리고 약한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저도 백상아를 봤을 때 상아가 지은이를 지키는 마음처럼 오히려 백상아가 측은하고 안타까웠다. 작품과 캐릭터 마다 인연도 있지만 언제 내가 만나냐도 중요한 것 같다.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그 시기에 제가 개인적으로 끌림도 있었고 상아 자체를 안아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극중 백상아를 지키는 유일한 인물 장섭 역의 이희준은 "정말 시나리오가 너무 좋았다. 보자마자 놀랐던 건 대본이 참 굵은 느낌이더라. 그런데 여성 분이 썼다고 하더라. 그것도 공들여서 쓴게 아니라 9시 뉴스를 보고 충격적인 소재를 보고 분노해서 몇시간 만에 썼다고 하더라. 그 분노의 힘이 그대로 느껴졌다. 그리고 상대역이 한지민 아닌가. 꼭 하고 싶었다"고 시나리오의 힘을 강조했다.
600대 1의 오디션 경쟁률을 뚫은 아역 김시아는 "처음에는 걱정 되기도 했는데 떨리면서도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지민은 김시아와 "지은 역이 어린 친구가 감정적으로 소화하기에 힘든 역이 많아서 누가 할까 싶었는데 감독님이 사진을 보여주시는데 딱 지은이 같았다. 어린 친구임에도 고독하면서도 슬픈 묘한 눈이 있더라"며 "아무래도 연기가 처음인 친구라 걱정도 있었는데 오히려 첫 연기라서 그런지 순수함을 가지고 진짜 지은이가 돼서 연기를 해주니까 오히려 도움을 크게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연출자 이지원 감독은 "제가 이분들을 캐스팅 했다기 보다 이 배우들이 저와 작품을 선택해주신 거다"고 한지민 이희준의 캐스팅에 대해 말했다.
한지민에 대해 이 감독은 "시나리오 속 백상아 캐릭터는 대중들이 알고 계신 한지민 이미지와 극과 극이다. 그래서 저도 한지민 배우를 떠올리지 못했는데 제가 어느 날 모 주점에서 한지민 배우를 만날 일이 있었다. '밀정' VIP 시사회 뒷풀이 자리였다"며 "옆에 지민씨가 지나가는데 스파크가 오는 느낌이었다. 딱 쳐다보니 첫눈에 반한듯한 느낌, 마치 번개를 받은 느낌이었다. 한지민씨가 그날 검은 옷에 클러치를 들고 있었는데, 클러치가 마치 일수 가방처럼 보이는 포스가 느껴지는 사람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때부터 지민씨에게 관심이 가고 2~3일 동안 검색을 해봤다. 그리고 지민씨에게 제가 시나리오를 드리기 전이었는데 지민씨가 지인에게 시나리오를 건네 받아 읽고 하고 싶다고 연락이 온거다. 운명이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또한 이희준에 대해서는 "어떤 역을 맡던 그 역의 200%를 보여주는 배우인 것 같다"고 극찬했다. 이어 그는 "순정남을 연기하면 이 남자와 지구끝까지 도망가고 싶은 느낌을 주는 배우고 악역을 맡으면 목을 조르고 싶은 느낌을 들게 하는 배우다"며 "극중 상아를 10년 동안 지켜주는 남자의 면모를 보여주고 집요한 형사의 모습도 필요했다. 들짐승 같은 눈빛이 필요하기도 했는데 이 모든 걸 가져갈 수 있는 배우는 이희준 배우 뿐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시나리오를 쓰고나서 이희준 배우만 생각이 났다"고 설명했다.
이날 한지민은 술믈 마시며 촬영에 임한 에피소드를 전했다. 그는 "술의 힘을 빌려 촬영한 장면이 있다. 작품 안에서 술취한 연기를 할 때 가장 자연스러운 건 정말 술을 마시는거라 생각한다"며 "드라마에서는 시간에 쫓겨 불가능 한데, 영화는 이전의 작품에서도 술 마시는 장면에서는 진짜 술을 마셨다. 술을 마시고 싶어서가 아니라 술을 마셔서 나오는 솔직한 감정들이 신에 필요하다면 진짜 술을 마셔야 잘 전달 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이어 이지원 감독은 "술을 너무 잘드셔서 놀랐다. 제가 만났던 분들 중에 가장 간이 싱싱한 사람인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그는 "그리고 지민씨가 예쁜 줄 알았는데 이렇게 예쁜지는 몰랐다. 모니터를 보는데 지구인이 맞나 싶었다. 원래 현장에 가면 여배우들에게 반사판을 쓰는데 저는 오히려 백상아 캐릭터에 맞춰서 미모를 죽여야 겠다는 생각에 반사판이 아니라 검은 판을 대기도 했다. 그런데도 미모가 죽지 않더다"고 덧붙였다.
또한 한지민은 최근 한국 영화계에서 찾아 보기 힘든 여성 캐릭터가 타이틀롤인 영화의 주인공을 맡은 것에 대해 "정말 영화계에 여성 캐릭터들이 중점적으로 되는게 많지 않은 건 사실이더라. 영화작품을 고를때는 분량에 상관없이 새로운 캐릭터에 흥미를 느끼곤 했다. 이 영화를 골랐을 때는 타이틀롤이고, 여성 중심의 영화 이런 부수적 요소들은 보이지 않았다. 작품 시나리오가 너무 좋고 메시지가 있다보니까 그 중심으로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 개봉을 앞두니까 주인공으로서의 무게감이 느껴지더라. 사실 개봉 시기가 조금 늦춰졌는데 여성 영화 혹은 메시지를 담은 어두운 영화가 개봉 되기까지가 힘든게 현실적인 상황인 것 같더라. 제가 바라는 한가지는 이 영화를 통해서 외면받고 소외된 아이를 돌아보는 작품이 생겼으며 좋겠다 것. 그리고 여성 영화가 많지 않은 한국 영화계에서 영역이 넓혀지길 바랄 뿐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쓰백'은 이지원 감독의 장편 영화 데뷔작이다. 한지민, 김시아, 이희준, 권소현, 백수장 등이 출연한다. 오는 10월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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