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만족하면 안된다. 개인도, 팀도 더 나아가야 한다.
KT 위즈 '괴물 신인' 강백호가 대단한 기록을 세웠다. 강백호는 15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서 시즌 22호 홈런을 쳐냈다. 하루 전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21호 홈런을 치며 고졸 신인 한 시즌 최다 홈런 타이 기록을 세우더니, 이틀 연속 홈런을 때리며 새 역사의 주인공이 됐다.
원래 기록의 주인공은 SPOTV에서 해설위원으로 일하고 있는 김재현. 김 위원은 1994년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해 첫 해 21홈런을 기록했었다. 이후 24년 만에 이 기록이 깨졌다. 최근 드래프트 상위 지명을 받는 고졸 신인 선수들도 1군에서 활약은 커녕, 엔트리 생존 조차도 장담할 수 없을만큼 리그 수준이 높아진 가운데 나온 기록이라 더욱 가치가 있다. 최근에는 구단들이 아에 신인 선수들을 2~3년간 체계적으로 키운 뒤 1군에 올리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신체적, 기술적 부분 모두에서 신인 선수들은 부족한 게 많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강백호는 힘과 기술에서 타고난 면이 많다. 공을 맞히는 능력, 공에 힘을 싣는 능력이 남다르다. 투수로도 150km 가까운 공을 뿌리는 걸 보면 타고난 야구 DNA를 보유하는 축복을 가진 케이스다.
선수가 1차 목표로 둘 수 있었던 대기록이 달성됐다. 선수 본인은 의식하지 않았다고 하겠지만, 21호 타이 기록이 나올 때까지 강백호는 슬럼프를 겪었다. 아시안게임 브레이크 이후 충분한 휴식을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9월 홈런이 없었다. 김진욱 감독은 "의식을 안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최근 팔로만 공을 치려 해 이 부분을 잡아줬다"고 14일 얘기했는데, 곧바로 그날 21호 홈런이 나왔다.
기록이 달성됐으니 어느정도 안도를 할 수 있다. 하지만 강백호는 여기서 멈추지 말고 더욱 피치를 올려야 한다. 먼저 개인으로 봤을 때 당연한 얘기다. 자신의 기록이 언제 다시 깨질지 모른다. 최대한 많은 홈런을 쳐놔야 후배들이 자신의 기록을 깨는 게 어려워진다. 고졸 신인을 넘어 대졸 신인 포함 기록 경신도 중요하다. 전체 1위 기록은 박재홍 MBC스포츠+ 해설위원이 갖고있는 30개. 시즌 종료까지 20경기가 남아 8개를 치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도전 못할 기록도 아니다. 2위인 김기태(KIA 타이거즈 감독)의 27홈런 기록을 따라가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팀도 중요하다. KT는 4년 연속 꼴찌에 처질 위기에 빠졌다. 강백호가 홈런을 친다고 무조건 이기는 건 아니지만, 홈런을 치며 분위기를 바꿔주면 그만큼 승리 확률도 높아진다. 강백호는 이번 신기록 달성으로 신인왕 경쟁에서 어느정도 쐐기를 박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는데, 만약 팀이 무기력하게 최하위에 그친다면 강백호에게 향할 표가 팀 성적이 좋은 다른 구단 선수에게 분산될 수 있다. 9위에 만족하지는 않겠지만, 팀의 1차 목표였던 탈꼴찌를 강백호가 이끈다면 신인왕 레이스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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