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를 위한 실험이었을까.
SK 와이번스 김광현의 시즌 최다 투구수, 최다 탈삼진. 의미가 있었다.
김광현은 26일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 7이닝 2실점 호투를 펼쳤다. 타선 지원 부족에 승리를 따내지는 못했지만, 김광현의 호투를 발판으로 팀이 5대2로 승리해 미소를 지었다. 치열한 2위 싸움 중 중요한 1승이었다.
최근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 그 전 8월15일 5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두산 베어스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5경기 연속 순항이다. 두산전 승리를 챙겼던 김광현이다.
LG전은 또다른 의미가 있었던 게 올시즌 최다 투구수를 기록했다는 것. 7이닝 총 105개의 투구를 했다. 자연스럽게 탈삼진 기록도 따라오며 시즌 최다 10탈삼진을 기록했다.
트레이 힐만 감독은 팔꿈치 수술 후 복귀 첫 시즌인 김광현을 위해 투구수 관리를 철저히 해줬다. 시즌 초반에는 60~70개 정도에서 끊어줬고, 서서히 투구수를 늘렸다. 시즌 중반부터는 80~90개 정도 투구수를 꾸준히 유지했고, 드디어 100개를 넘겼다. 6회 투구 종료 후 2-2 동점 상황이라 7회까지 김광현에게 맡긴 측면도 있겠지만, 몸상태에 문제가 없으니 투구수 100개 돌파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김광현이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전성기 시절 몸상태와 구위를 보인다는 건 SK에 큰 의미다. 포스트시즌에서 SK의 전력이 한층 업그레이드 될 수 있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SK는 현재 플레이오프 직행 가능성이 높다. 플레이오프에서 4차전 이내 승부만 벌인다면,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크게 밀리지 않고 총력전을 펼칠 수 있다. 플레이오프 1차전, 한국시리즈 1차전 김광현이 선발로 나선다면 야구팬들에게 큰 볼거리가 된다.
이 때 중요한 게 확실한 에이스의 초반 기선 제압. 상대를 압도하는 에이스 피처가 있고 없고에 따라 단기전에서 상대가 느끼는 부담감은 차원이 다르다. 메릴 켈리라는 또 다른 까다로운 투수를 보유한 SK이기에, 김광현-켈리의 원투펀치가 가동된다고 하면 단기전에서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천하의 김광현이라 해도, 가을야구는 떨린다. 투구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고, 힘도 더 들어간다. 하지만 100개 이상의 공을 문제 없이 던질 수 있다는 걸 보여줬으니, 포스트시즌에서도 최소 6이닝 이상의 힘있는 투구를 기대하게 만든다. SK 입장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2위를 확정지어 김광현에게 휴식을 주는 게 최선의 시나리오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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