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지는 선수들을 보고 감정이 욱 올라왔습니다."
며칠 전 경찰축구단 아산 무궁화 박동혁 감독은 기자회견을 하다 눈물을 흘렸다. 22일 원정에서 부산 아이파크에 2대1 역전승을 거둔 승장 박동혁 감독은 '울보'가 돼 버렸다. 그는 "승리해서 좋기도 했지만 우리 선수들이 경기 마치고 7~8명이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우리 팀이 처한 상황에 복잡 미묘한 감정이 뒤섞여서 올라온 감정을 억누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아산은 29라운드를 치른 현재 승점 54점으로 2018년 KEB하나은행 K리그2(2부)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 성남FC(승점 52)과 3위 대전 시티즌(승점 45)에 앞서 있다. K리그2는 앞으로 7경기씩을 남겨두고 있다.
그렇지만 아산은 경찰청의 의무경찰 폐지에 따른 선수 선발 중단 결정으로 팀 존폐 위기에 내몰렸다. 경찰청은 최근 아산 무궁화와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선수 선발 계획이 없다는 통보를 해왔다. 프로축구연맹과 아산은 연착륙할 수 있는 시간을 주지 않은 경찰청의 통보와 절차상의 문제를 항의했다.
박동혁 감독은 "1등을 달리고 있는데 구단의 미래가 불투명하다. 해보지 않은 경험이라 힘들기도 하지만 내가 중심을 잡아야 한다. 선수들이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 무조건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마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대로라면 아산은 우승을 하더라도 내년 시즌 1부로 승격할 자격을 얻지 못한다. 올해 마지막 경기일(11월 11일) 이전까지 선수 수급 계획이 나와야 한다.
현재 아산 무궁화의 미래는 위태롭다. 추석 연휴 전 프로축구연맹은 경찰청, 아산 무궁화 등 이해 관계자들과 첫 미팅을 가졌다. '선수 선발 계획이 없다'는 경찰청의 입장은 변함이 없었다. 프로연맹과 아산 무궁화는 경찰청에 절차상의 부당함을 항의했다. 경찰청은 축구팬들의 여론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산시는 시민들을 위해 프로축구팀을 유지하고 싶은 기본 입장을 갖고 있다. 그렇지만 경찰청이 선수를 뽑지 않을 경우 아산시가 주체가 돼 팀을 운영해야 한다. 선수 선발 및 운영 예산 확보 등을 위해선 아산시의 결단 뿐 아니라 시의회 승인 그리고 프로연맹 이사회 절차를 밟아야 한다. 2019시즌을 위해선 일처리하는데 넉넉한 시간이 아니다. 프로연맹은 10월초 두번째 미팅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산은 제대하는 선수가 순차적으로 빠져나가면 내년 3월엔 14명의 선수만 남게 된다. 이대로는 프로연맹 규정상(최소 20명) K리그에 참가할 수 없다. 경찰청이 입장을 번복해 선수 선발을 하든지 아니면 아산시가 운영 주체가 돼 프로연맹 이사회의 허가를 득한 후 추가 선수 선발을 해야만 팀이 유지될 수 있는 것이다.
박동혁 감독은 "우리 선수단이 할 수 있는 건 이런 상황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다"면서 "우리 선수들은 14명을 위해서라도 남은 경기를 죽기살기로 싸우기로 했다"고 팀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남자축구서 금메달을 딴 황인범은 병역특례로 조기 제대를 하면서 아산 무궁화를 떠나면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황인범의 아버지는 아산 선수단에 고마움의 보답으로 선수단 전체 회식을 시켜주기도 했다.
아산은 이번 주말 29일 홈에서 수원FC와 맞대결한다. 또 아산은 FA컵 8강(10월3일)에도 올라있다. 8강전 상대는 전남 드래곤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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