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 켈리가 트레이 힐만 감독의 마음을 완벽하게 읽었던 것일까.
SK 와이번스와 NC 다이노스의 2연전 첫 번째 경기가 열린 27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 SK는 LG 트윈스와의 2연전에서 연속으로 신승을 거두며 2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지는 NC와의 2연전이기에 부담이 덜했다.
하지만 SK 트레이 힐만 감독은 걱정이 앞섰다. 28일 NC와의 두 번째 경기 선발이 없기 때문. 앙헬 산체스가 나설 차례였으나, 산체서는 어깨 피로 증세를 호소하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땜질 선발이 필요했다.
힐만 감독은 28일 선발로 윤희상을 예고했다. 지난해까지 선발로 뛰다 올해 불펜으로 전업해 41경기를 구원으로만 나선 선수. 그만큼 생각도 많고 어려운 결정이었다. 젊은 신예 투수들에게 기회를 주자니, 팀 사정이 너무 급박했다. 힐만 감독은 "윤희상의 경험이 필요하다. 3~4이닝 정도 막아주면 뒤에 불펜을 모두 투입하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오늘 경기 선발인 켈리가 긴 이닝을 끌어줘야 한다. 불펜 소모를 줄여야 한다"고 했다. 불펜이 많이 대기한다고 해서 무조건 승리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힐만 감독의 말대로 물량 공세를 펼치면 투수가 없는 것보다는 그만큼 승리 확률이 높아진다.
켈리가 힐만 감독의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켈리는 7이닝 동안 홈런 2개를 맞았지만, 모두 솔로포였다. 딱 2실점으로 NC 타선을 막았다.
인상적인 건 투구수. 7회까지 84개로 막아냈다. 만약, 경기가 접전이었다면 켈리가 8회-9회까지 더 던졌을 것이다. 하지만 11-2까지 스코어가 벌어져 힐만 감독은 여유가 생겨 박민호, 전유수 두 명의 투수로 경기를 마쳤다. 시즌 막판인 가운데, 굳이 무리하게 켈리를 끝까지 고집할 필요도 없었기 때문이다.
1회 나성범, 2회 모창민에게 홈런을 맞았지만 괜찮은(?) 피홈런이었다. 모두 초구 직구였다. 투구수를 줄이기 위해 공격적으로 카운트 승부를 벌이다 상대 중심타자들에게 맞은 홈런이기 때문. 주자가 없었기에 이런 공격적 투구가 가능했다. 또, 다른 타자들은 켈리가 공격적 피칭을 한다 해도 제대로 때려내지 못했다.
삼진은 4개에 그쳤다. 삼진에 욕심을 내지 않고, 스트라이크존에 공을 최대한 꽂아 넣으며 맞혀잡는 피칭을 했기 때문이다. 84개의 공 중 54개가 스트라이크, 30개가 볼로 비율이 훌륭했다. 무4사구 경기가 나온 건 당연했다.
그렇게 켈리는 팀이 11대4 완승을 이끌며 시즌 12번째 승리를 달성했다. 안타도 6개나 맞고, 실점도 했지만 아마 힐만 감독은 이날 켈리의 피칭을 시즌 최고로 평가하지 않을까.
인천=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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