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고척스카이돔.
6회초, 넥센 히어로즈에 4-3으로 앞선 롯데 자이언츠의 무사 만루 찬스. 타석에 들어선 문규현은 넥센 히어로즈 선발 투수 에릭 해커가 던진 3구째에 방망이를 돌렸다. 땅볼 타구를 잡은 넥센 3루수 김민성이 지체없이 홈플레이트를 향해 송구해 3루 주자 이대호가 아웃됐고, 포수 김재현은 다시 1루로 공을 뿌렸다. 높은 송구를 잡기 위해 1루수 박병호가 뛰어 올랐고, 문규현과 거의 동시에 1루 베이스에 발이 닿았다. 1루심의 판정은 아웃. 롯데 벤치는 곧바로 비디오판독을 요청했다.
하루 전 비디오판독은 '악몽'이었다. NC 다이노스에 2-4로 뒤지던 5회말 1사 1루에서 정 훈이 친 땅볼 타구가 더블 플레이 판정을 받은 것. 그러나 방송중계사 느린 화면에는 2루 베이스 터치가 이뤄지지 않은 듯한 상황에서 1루 송구가 이뤄졌고, 정 훈도 1루수 포구에 앞서 베이스를 밟는 장면이 포착됐다. 롯데는 두 장면 모두 비디오판독을 요청했으나 1루 아웃 판정만 번복됐고, 조원우 롯데 감독은 이 결과에 어필하다 퇴장 처분을 받았다. 경기장에는 관중이 벗어 던진 슬리퍼가 날아들었다. 조 감독은 "현장에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두 번의 아쉬움은 없었다. 비디오판독결과 문규현의 발이 박병호보다 간발의 차로 먼저 닿은 것으로 드러나 아웃에서 세이프로 판정이 번복됐다. 1사 만루의 찬스가 이어졌다.
꺼질 뻔 했던 불씨를 살린 롯데는 점수차를 벌렸다. 이어진 1사 만루에서 이병규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보태 5-3. 7회초 선두 타자로 나선 민병헌이 해커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신재영을 상대로 우월 솔로포를 터뜨려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갔다.
롯데는 7회말 넥센에 3실점 하면서 동점을 허용했으나, 6-6 동점이던 9회초 1사 2, 3루에서 이대호가 2타점 결승 적시타를 터뜨리면서 8대6 승리를 거머쥐었다. 만루 찬스에서 번복된 비디오판독과 이어진 희생플라이로 얻은 점수가 아니었다면, 승리의 기쁨을 누리지 못했을 수도 있다.
이날 승리로 롯데는 시즌 전적 59승2무68패(8위)가 되면서 5강 마지노선에 자리 잡은 KIA 타이거즈(63승67패)와의 승차를 2.5경기차까지 줄였다.
고척=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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