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준(38)은 지난 수 년간 롯데 자이언츠 마운드의 얼굴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이름값을 하지 못했다. 지난 4월 11일 울산 넥센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했다가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을 다쳐 한 달 넘게 쉬었다. 복귀 후에도 구위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애를 먹었고, 한때 불펜에서 계투 요원으로 뛰기도 했다. 최근 3경기에서는 5이닝도 채우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2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전, 선발 투수로 예고된 송승준의 활약을 기대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송승준에겐 좋은 추억이 있는 장소였다. 송승준은 지난 2015년 11월 고척스카이돔 개장 이후 세 차례 등판에서 무패(1승)을 기록했다. 지난 7월 27일 올 시즌 최다인 5⅔이닝을 던져 7안타를 허용했으나 2실점에 그치면서 고척에서 첫 승을 따냈다. 고척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던 송승준이 활약에 대한 기대감도 공존했던 이유다.
송승준은 1회 2사후 연속 3안타를 맞으며 3실점, 최근 하락세를 그대로 이어가는 듯 했다. 그러나 2회부터 제구가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4회까지 연속 삼자 범퇴로 넥센 타선을 틀어 막았다.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은 143㎞, 커브와 슬라이더, 투심 뿐만 아니라 주무기인 포크볼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 넥센 타선을 요리했다. 롯데는 1-3으로 뒤지던 5회초 안중열의 투런포, 6회초 무사 만루에서 2점을 보태 역전에 성공했고, 송승준은 팀이 5-3으로 앞서던 6회말 2사 1루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한 달여 전 고척에서 거둔 시즌 최다 이닝 투구, 92개의 공을 던지며 인상적인 투구를 펼쳤다.
롯데 불펜이 야속했다. 6-3으로 앞서던 7회말 넥센에 3실점 하면서 동점을 허용, 송승준의 선발승은 허공으로 날아갔다. 하지만 송승준에겐 '고척불패'의 흐름 뿐만 아니라 그동안의 부진을 날린 것 만으로도 수확이 될 만한 승부였다.
고척=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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