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가 1군 진입 후 처음으로 탈꼴찌에 성공했다. 바로 위 9위지만, 4년 연속 최하위 오명을 쓰지 않았다는 데 나름의 성과가 있다.
KT는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4대3으로 승리했다. 선발 더스틴 니퍼트가 잠실에 모인 친정팬들 앞에서 6이닝 2실점으로 역투했고, 시즌 내내 타선을 이끈 멜 로하스 주니어가 3-3 동점이던 연장 10회초 상대 투수 박신지를 상대로 결승 솔로포를 때려냈다. 밀티홈런으로 단숨에 43홈런을 기록, 제이미 로맥(SK 와이번스) 박병호(넥센 히어로즈)와 함께 이 부문 공동 2위로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KT가 만약 이날 두산에 패하고, 10위 NC 다이노스가 한화 이글스를 물리쳤다면 KT가 또 꼴찌로 떨어질 뻔 했다. 하지만 KT는 마지막 경기에서 우승팀을 상대로 집중력을 발휘해 자력으로 9위 자리를 지켰다.
KT의 최종 시즌 성적은 59승3무82패. 승률 4할1푼8리. 지난해 50승에 그치는 등 3년 연속 50승 초반대 승수에 3할대 승률을 기록했지만, 처음으로 4할 승률을 돌파한 시즌이었다.
KT는 이번 시즌 팀 205홈런으로 SK 와이번스에 이어 팀 홈런 2위를 기록하는 등 나름의 팀 컬러를 만들었다. 하지만 마운드가 선발, 불펜 가릴 것 없이 심한 기복을 보였고 야수들도 홈런은 뻥뻥 치지만 찬스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여 접전에서 승리를 만들지 못했다. 마지막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8회초 로하스가 결승포가 될 수 있는 홈런을 쳤는데, 9회말 엄상백과 김재윤 필승조가 흔들리며 동점을 내준 게 아쉬웠다. 깔끔하게 경기를 끝냈어야 했다.
고졸 신인 강백호가 29홈런을 치며 신인 한 시즌 최다홈런 2위에 등극한 게 소득이었다. 하지만 88억원의 거액을 투자해 FA 황재균을 영입하고 외국인 선수에도 많은 투자를 했지만, 성적이 단 1계단 오른 건 아쉬움으로 남을 시즌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