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 힐만 SK 와이번즈 감독이 넥센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 내세운 마지막 투수는 앙헬 산체스(29)였다.
산체스는 27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8-8 동점이던 9회초 1사 1, 2루에서 산체스를 마운드에 올렸다. 산체스는 김하성, 김민성을 상대로 6개의 공을 던져 잇달아 범타를 유도, 위기 상황을 깔끔하게 넘겼다. SK는 9회말 박정권의 끝내기 투런포로 10대8로 승리, 산체스는 승리 투수가 되는 겹경사까지 맞았다.
포스트시즌 전까지 산체스 활용법은 안갯속이었다. 힐만 감독은 후반기 부진을 겪던 산체스의 불펜 활용 가능성을 시험하기 위해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그를 마운드에 올렸다. 그러나 산체스는 아웃카운트를 1개도 잡지 못한 채 4안타 3실점으로 무너졌다. 전반기 7승3패1홀드, 평균자책점 3.42를 찍던 모습은 오간데 없었다. 투수 한 명이 아쉬운 단기전에서 어떻게든 활용법을 찾아야 했던 힐만 감독의 고민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산체스는 첫 등판에서 최고 구속 155㎞의 공을 뿌리면서 주어진 임무를 깔끔하게 마무리 했다.
산체스의 활약으로 SK 불펜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SK는 올 시즌 팀 투수 평균자책점 4.67로 전체 1위지만, 불펜 평균자책점은 5.49로 7위에 그쳤다. 확실한 필승조가 없다는 평가 속에서 타선 집중력을 끌어 올리며 플레이오프에 올라선 넥센을 상대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산체스가 기대 이상의 투구를 펼치면서 확실하게 뒷문 단속을 할 수 있게 됐다.
산체스는 메이저리그 시절 8경기서 불펜으로 나섰지만, 마이너리그 생활 대부분을 선발로 보냈다. 경기 상황에 따라 언제든 마운드에 오를 준비가 되어야 할 불펜의 부담을 산체스가 극복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넥센전에서 산체스가 보여준 역투는 SK에 첫 승을 안긴 박정권의 끝내기 투런만큼 인상적이었다. 야심차게 가을야구의 첫 발을 내디딘 SK의 히든카드로 자리 잡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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