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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He 스토리] 켈리, 큰 경기 약점 오명 날리며 SK에 큰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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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메릴 켈리가 팀에 귀중한 승리를 선물하며, 큰 경기에 약하다는 오명을 확실히 날렸다.

켈리는 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 선발로 등판, 7이닝 2실점(무자책점) 호투로 7대2 승리를 이끌었다. 7이닝 동안 104개의 공을 던지며 안타 4개, 볼넷 2개를 허용했고 5회 수비 실책이 발단이 돼 2실점했지만 나머지 이닝 최고구속 153km의 강속구와 주무기 컷패스트볼-체인지업 조합을 앞세워 두산 강타선을 요리했다.

3차전은 SK 팀, 그리고 켈리에게 모두 중요한 경기였다. 시리즈 전적 1-1로 맞서는 상황 3차전 승리는 한국시리즈 우승 예약 티켓이나 다름 없었다. SK는 3차전만 승리하면 4차전 에이스 김광현이 대기하고 있기에 시리즈 분위기를 확실히 가져올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이었는데, 켈리의 호투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켈리는 2015년부터 SK 유니폼을 입고 지난해 16승을 거두는 등 KBO리그에서 점점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큰 경기에 약하다는 이미지가 생기고 말았다. 2015년 첫 시즌 넥센 히어로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두 번째 투수로 나와 3이닝 2실점하며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와신상담 후 지난해 NC 다이노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선발로 나섰지만 2⅓이닝 8실점 최악의 투구를 하고 팀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특히, 지난해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직접 지켜본 트레이 힐만 감독이기에 이번 포스트시즌 켈리 활용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김광현이 팔꿈치 수술 후 건강하게 돌아와 중요한 플레이오프 1차선발 자리를 맡길 수 있었지만, 켈리까지 원투펀치가 힘을 내줘야 플레이오프 승리에 이어 한국시리즈 우승도 노려볼 수 있었다.

하지만 넥센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에서 켈리는 힘을 내지 못했다. 2차전 선발로 나서 4이닝 1실점(비자책점)으로 호투하던 가운데 팔 전완근 통증으로 조기 강판됐다. 켈리는 "큰 이상은 아니었지만, 내 건강을 담보로 공을 던질 수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팀의 운명이 걸린 5차전에서도 명예 회복에 실패했다. 선발 김광현에 이어 승리에 쐐기를 박기 위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했는데, 2⅔이닝 5실점(3자책점)을 기록하며 5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9회 동점을 내준 원흉이 됐다. 팀이 연장 승부 끝에 이겼기에 망정이지, 만약 패했다면 켈리에게 큰 충격이 될 뻔했다.

그렇게 잡은 설욕의 기회. 앞선 경기들도 중요했지만, 이 한국시리즈 선발 경기는 켈리가 KBO리그 데뷔 후 마주한 가장 중요한 경기였다. 켈리는 4-2로 앞서던 6회 1사 만루 위기를 스스로 넘기며 포효했고, 7회까지 막아낸 후 기립박수를 받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SK는 김태훈과 앙헬 산체스라는 두 필승 불펜 중 산체스가 3차전 외국인 출전 쿼터 상 뛸 수 없어 켈리가 최대한 긴 이닝을 끌어줘야 했다. 켈리는 그 역할을 완벽히 소화해냈다.

켈리는 미국 메이저리그 팀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를 체크하귀 위해 많은 메이저리그 구단 관계자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켈리 입장에서 일이 잘 풀린다면, 내년에 그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없을 지도 모른다. 일단 3차전 완벽한 투구로 SK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었다. 이어지는 시리즈, 우승까지 이끈다면 완벽한 마무리가 될 수 있다.

인천=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