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JTBC '뷰티인사이드'를 마친 배우 이태리를 만났다.
이태리는 지난 1998년 이민호라는 본명으로 아역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SBS 시트콤 '순풍산부인과'에서 정배 역을 맡아 미달이 의찬이 등 또래 배우들과 함께 인기를 모았다. 이후 2005년에는 KBS 어린이드라마 '마법전사 미르가온'에서 유승호와 함께 주연으로 활약한 바 있다. 이후에도 연기활동은 꾸준히 해왔다. MBC '거침없이 하이킥'에서는 이순재의 아역으로 출연했고, SBS '강남엄마 따라잡기'(2007), KBS2 '구미호 여우누이뎐'(2010), '성균관 스캔들'(2010), KBS2 '가시나무새'(2011), MBC '해를 품은 달'(2012) 등에서도 활약했다. SBS '옥탑방 왕세자'(2012)에서는 주연 중 한 명인 송만보 역을 맡아 눈도장을 찍기도 했다.
활동명을 이민호에서 이태리로 바꾼 뒤에는 JTBC '뷰티인사이드'에 합류했다. 이태리는 극중 서도재(이민기)의 비서인 정주환, 일명 정비서로 등장했다. 정비서는 서도재에게 있어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사람이자 안면실인증이라는 병에 익숙해지는 순간부터 옆을 지켜온 유일한 측근이다. 이태리는 정비서를 몽해 자신의 새 활동명을 제대로 각인시켰으며, 아역부터 탄탄히 쌓아온 연기력을 통해 믿고 볼 수 있는 20대 배우로 자리를 잡았다.
'뷰티인사이드'는 이태리에게 의미가 깊은 작품이다. 이태리는 "평소와 다른 부담감이 있더라. 이름도 바꾸고 오랜만에 한국에서 찾아뵙는 거라 긴장도 되고 설렘도 있었다. 이름이나 이미지를 확실히 각인시켜드리고 싶은 마음에 초반에 촬영장에 나갔을 때 떨기도 많이 떨었다. 다행히도 제 이름을 많이 기억해주시고 사랑해주신 거 같아서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이태리는 "이름을 바꿀지 말지 고민을 한 것은 4~5년 정도 됐다. 그러다가 결정을 못 내린 상황에서 회사를 새로 들어갔는데 회사 대표님과 이름을 바꿔서 활동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20년을 활동했지만,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마음가짐이 있었다. 신인의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태리는 또 "김태리가 잘 돼서 따라가는 거냐는 반응도 있는데 이 이름을 쓸까 말까 고민한 것도 4~5년 전이다. 그분을 따라한다기 보다는 뭔가 모르게 끌렸다. 많은 분들이 웃기도 하고 악플도 남기지만, 당연히 마음이 좀 쓰리지만 제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분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 존재 자체를 이태리로 기억하게끔 노력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더라. 그분의 팬분들은 저보고 따라 바꿨느냐고 하시더라. 그분은 그분대로 저는 저대로 다른 이미지라고 생각이 들어서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태리는 "이태리라는 이름이 평범하지 않은 이름이었고 뜻이 클 태에 이로을 리다. 배우로서 크고 이로운 배우가 되라는 부모님의 뜻도 담겨 있었다. 왜인지 모르게 정감이 가더라. 그래서 4~5년 전에 쓸까 말까 고민했지만 버리지 못하고 맴돈 거 같다. 그러다가 바꾸게 됐다. 이름을 바꾸고 잘 됐는지는 섣불리 판단할 수 없지만, 시작이 좋아서 앞으로 더 기대가 되기도 한다. 한 달이 남았는데 2019년이 더 기대되는 시점이다"고 설명했다.
이태리가 새롭게 각인시키고 싶은 이미지에 대해 "새 이미지를 만든다기 보다는 제 스스로가 새 마음으로 시작하고 싶었다. 슬럼프도 있었고 지금으로서는 오랜 시간 연기를 했지만, 다시 시작하고 싶었다. 여섯 살에 데뷔했지만 그건 제가 하고 싶어서 했다기 보다는 얼떨결에 한 케이스다. 지금은 제가 너무 하고 싶어서 하는 거니까 제 마음으로,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해보자는 마음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태리는 "스무살 때부터 하고 싶어서 하게 되더라. 열 여덟, 열 아홉, 스물 시기에 고민이 되더라. 열 여섯 때에는 그만두고 싶다는 고민도 했다. 중2병이 왔었다. 부모님께 반항도 했었고 '나 다른 거 할거야' 했었다. 할 줄 아는 것도 없으면서 괜히 반항하기도 했다. 그 시기가 지나니까 하기 싫었다면 진작에 안 했을 텐데 반항심에 그랬다는 것을 깨닫고 점점 더 좋아지더라. 고민이 더 생겼고 연기가 그때부터 더 어려워졌다. 시키는 대로 하면 됐었다면 고등학생, 스무 살이 되니까 연기에 대해 알게 되니까 더 어렵고 그렇더라. 스무 살 때 '해품달'도 너무 어려웠지만, 너무 행복하고 즐겁게 하고 있다. 그 고민이 크고 부담감이 큰 만큼. 그래서 그게 연기의 매력인 거 같다"고 말했다.
이태리는 긴 슬럼프를 거쳤다고. 그는 "여러 번 슬럼프가 왔다. 처음에는 '내가 연기를 왜 하고 있지'였다. 그 이유는 학교에서 수학여행이나 수련회를 거의 못 갔다. 나도 학교생활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슬럼프가 왔고, 그리고는 내가 너무 자신있고 하고싶지만, 잘 안 될 때. 캐스팅이 안 되거나 연기가 내가 생각한 것보다 안 나올 때 '재능이 없는 건가'하는 생각들이 오더라. 그래서 '뷰티인사이드'도 나는 너무 하고 싶은데, 이 역할도 경쟁률이 심하고 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들었다. 그분들도 같은 마음이었을 거다. '날 시켜주시면 안되나' 하는 마음에 힘들었다. 지금 듣고 싶은 말은 '이태리를 선택하길 잘했구나'를 듣고 싶기는 하다. 이 배우가 해서 잘 볼 수 있었다는 반응들이 좋은 거 같다"고 밝혔다.
이태리는 "처음으로 이태리로 대중들 앞에 선 것이 '복면가왕'이었다. 제가 소심한 편이라 한 달 가까이를 확답을 주지 못하다가 내가 이걸 깨지 못하면 앞으로도 못 깰 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사람 많은 무대에서 내가 나를 깨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면 자신감 있게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됐다. 그 당시에도 다행이라는 생각을 좀 했었다"고 말했다. '복면가왕'도 '뷰티인사이드'도 좋은 반응을 얻었던 이태리는 '커피야부탁해'로 시청자들을 다시 만난다. 이태리는 "정비서와는 정반대다. 대기업에 다니다가 갑자기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어서 꿈과 열정만 가지고 도전하는 캐릭터다. 무턱대고 자신감 하나로 승부한다. 그러나 긍정적이고 밝고, 까불거리기도 하고 밝은 분위기메이커다. '뷰인사'와는 완전히 다른 활기찬 태리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거기선 러브라인도 있다"고 말해 기대를 높였다.
지난 20일 종영한 '뷰티인사이드'는 꽉 닫힌 해피엔딩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한세계(서현진)와 서도재(이민기)는 알콩달콩한 사랑을 이어갔고, 강사라(이다희)와 류은호(안재현)도 결혼을 앞두게 됐다. 강사라는 류은호의 집을 찾아가 부모님께 "아드님을 달라"고 말한 뒤 결혼을 약속했다. 최종회인 16회는 전국 기준 5.2%, 수도권 기준 5.7%(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특히, 2049 타깃 시청률에서 3.6%를 기록,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 1위를 마지막까지 수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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