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최충연 양창섭 최채흥, 풀타임 선발 생존조건은 '내구성X다양성'

by

올시즌 선발에 도전하는 삼성 최충연(22)은 지난 3년간 선발승이 없다.

진지하게 "올시즌 목표는 선발 1승"이라고 말한다. 첫 단추를 꿰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젊은 투수라면 누구나 도전하고 싶은 선발 자리. 하지만 연착륙이 결코 쉬운게 아니다. 힘의 안배와 다양성을 갖춰야 안착할 수 있다.

삼성 마운드에 변화의 바람이 분다.

젊은 바람이다. 외국인 선수 덱 맥과이어와 저스틴 헤일리를 뺀 토종 선발진에 영건들이 대거 전진배치 될 전망이다. 불펜에서 전환할 최충연(22) 최채흥(24)을 필두로 지난해 선발 경험을 쌓은 양창섭(20) 등이 대표적인 선수들이다. 중참 백정현(32)과 정인욱(29), FA 잔류를 전제로 노장 윤성환(38) 등이 이들 신진그룹과의 경쟁에 나설 후보군.

젊은 선발진. 어느 팀 팬들이나 원하는 10년 미래의 구축이다. 하지만 좋아라 할 수만은 없다. 패기만만 하지만 불확실성 또한 높다. 선발 경험 부족이란 약점을 극복해야 한다. 그만큼 겨우내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다. 크게 성공하기 위해서 보다 크게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 남들보다 더 많이,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안정된 선발 로테이션 진입은 대기권 진입만큼 힘든 일이다. 극복해야 할 위험 요소들이 수두룩 하다.

최우선 조건은 내구성이다. 경기 내구성이 있고, 시즌 내구성이 있다.

이닝을 길게 가져가며 한 경기를 책임져 줄 수 있는 능력이 경기 내구성이다. 소위 이닝 이터로서의 모습이다. 그러려면 힘의 안배가 필요하다. 경기 초반 오버페이스는 금물이다. 템포를 조절하다 결정적인 순간 전력투구로 위기를 벗어나는 능력이 필요하다. 불펜의 힘이 딸리는 팀일수록 경기 내구성에 대한 선발 투수의 부담이 크다. LA다저스 류현진이 잘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강약 조절이다.

최충연도 "중간에서 던졌던 지난해에는 짧은 이닝을 강하게만 던졌다. 완급조절이란 게 없었다. (겨우내) 그 부분을 보완하려 한다"고 과제를 설명했다. 지난해 불펜과 선발을 오갔던 최채흥도 시즌을 마친 뒤 "올 시즌 전훈 캠프 때 준비가 완벽하지 못해 컨디션 조절이 힘들었다"고 토로한 바 있다.

시즌 내구성은 한 시즌을 풀로 버텨낼 수 있는 체력이다. 시즌 초반 잘 던지다 여름 부터 페이스가 가파르게 떨어지는 투수들이 많다. 특히 풀타임 선발 첫해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부상도 결국 체력저하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결국 겨우내 기초 체력훈련으로 1년 쓸 힘을 비축해 놓아야 한다.

지난해 선발 경험을 했던 고졸 양창섭은 시즌을 마친 뒤 "후반에 체력이 떨어져 초반보다 확실히 공이 안 좋아졌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체력을 보완해야 할 것 같다"고 체력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또 하나 갖춰야 할 덕목은 다양성이다.

짧게 던지는 불펜은 구종이 복잡하지 않다. 단순하게 던지는 경우가 많다. 직구와 한가지 변화구의 투 피치도 흔하다. 온 힘을 다한 전력투구로 위기를 극복해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패스트볼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하지만 선발은 다르다. 다양한 구종이 필요하다. 힘의 배분해야 하는 만큼 타자와의 타이밍 싸움이 중요하다. 타순이 한 바퀴 돌면 첫 타석 때 익숙해진 볼 배합을 바꿔줘야 한다. 다양한 구종을 두루 자신 있게 던질 수 있어야 볼카운트 싸움을 지배하면서 '패턴 변화'를 가져갈 수 있다. 최충연이 "주로 던졌던 직구 슬라이더 외에 오프시즌 동안 커브와 포크볼 체인지업 등 변화구 보완에 신경을 쓰겠다"고 말하는 이유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