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대놓고 쓸데없이 고퀄리티 코믹 좀비물을 만들었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정체불명의 특별한 남자로 인해 개성 넘치는 가족과 조용했던 시골마을이 발칵 뒤집히게 되면서 벌어지는 기상천외한 이야기를 다룬 코미디 영화 '기묘한 가족'(이민재 감독, 씨네주 제작). 30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기묘한 가족'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이날 시사회에는 주유소집 트러블메이커 만덕(박인환)의 장남 준걸 역의 정재영, 유일하게 좀비의 존재를 알아차리는 주유소집 둘째 아들 민걸 김남길, 준걸의 아내 남주 역의 엄지원, 만덕의 막내딸 해걸 역의 이수경, 조용한 시골 마을에 불시착한 말귀 알아듣는 좀비 쫑비 역의 정가람, 그리고 이민재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조용한 마을을 뒤흔든 조금 많이 모자란, 멍 때리는 좀비와 골 때리는 가족의 상상초월 패밀리 비즈니스를 소재로한 '기묘한 가족'. 기존 코미디 장르에 좀비를 접목한 '기묘한 가족'은 지금껏 본 적 없는 신개념 코미디로 112분간 관객을 배꼽잡게 만든다.
불모지였던 좀비 소재에 한국적인 정서를 더하며 1000만 관객이라는 큰 성공을 거둔 좀비버스터 '부산행'(16, 연상호 감독) 이후 또 한 번 관객을 사로잡을 좀비물로 출사표를 던진 '기묘한 가족'은 좀비 영화가 더 이상 마이너 장르가 아님을 입증, 지금껏 본 적 없는 완전히 새로운 좀비 코미디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그야말로 대놓고 웃기는, 대환장 좀비 코믹 파티로 정신없이 웃게 만드는 정통 코미디가 탄생했다.
이날 정재영은 "다른 코미디와 크게 다르지는 않다. 다만 캐릭터 자체가 충청도 사투리를 쓰는데 그런 지점에서 차별화가 된 것 같다. 우유부단하고 소심한, 순진한 인물로 표현하면서 그곳에서 웃음을 찾으려 했다"고 자신이 연기한 인물을 소개했다.
그는 "충청도 사투리를 잘 아는 동료 배우, 선생님께 배웠다. 개인적으로는 아쉽지만 가족들 중에서는 내가 가장 잘 한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남길은 "좀비물이란 장르를 공포가 아닌 코미디로 풀어냈다는 점이 정말 신선했다. 사실 무서운 영화를 못본다. 연기를 하고 있지만 특히 좀비물을 좋아하지 않지만 작품이 재미있어서 선택하게 됐다. 여기에 같이 출연한 배우들 모두 너무 좋았다. 우리 영화는 휴먼 코미디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영화를 보니까 히어로물 인 것 같다. 추울 때 촬영했는데 특히 좀비 연기를 한 배우들이 고생 많았다. 다 같이 고생한 게 잘 담긴 것 같다"고 만족감을 전했다.
엄지원은 "나 역시 시나리오가 정말 재미있었다. 정재영과 김남길이 캐스팅된 소식을 듣고 기대감이 들었다. 촬영 과정도 정말 재미있었다"고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사실 그동안 작품이 무거웠다. 그래서 재미있는 작품을 선택하고 싶었다. '기묘한 가족'도 즐기면서 촬영했다. 이번에 MBC 새 수목드라마 '봄이 오나 봄' 역시 코미디를 연기하게 됐다. 오랜만에 코미디를 연기할 수 있어 행복했다. 다음에 또 다른 장르에 도전해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웃었다.
이수경은 "영화 속 해걸이라는 캐릭터가 독특하고 신선했다. '기묘한 가족'에 나온 모든 캐릭터가 탐이 날 정도로 재미있었다. 그런 기대로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 영화를 보면서 촬영 때 생각이 많이 들고 좀비 연기를 한 배우들도 생각이 많이 났다"고 소회를 전했다.
극 중 양배추만 먹는 좀비를 연기한 정가람은 "촬영하면서 양배추를 정말 많이 먹어 촬영이 끝난 뒤 한동안 양배추를 먹지 않았다. 촬영을 시작하기 3개월 전부터 좀비 연기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현장에서도 선배 배우들이 조언을 많이 해줘 좀비를 소화할 수 있었다. 또 대사가 없어서 더 어려웠던 연기였다. 표정과 몸짓으로 표현해야 했는데 그걸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 많았다. 그래서 이수경과 호흡을 맞춰가면서 캐릭터를 소화했다"고 머쓱하게 웃었다.
그는 "시나리오를 보면서 '이게 대체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재미있었다. 영화를 보면서 순간순간 장면이 기억났다. 좋은 선배들과 함께하게 돼 너무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민재 감독은 "요즘 좀비물이 많이 등장하고 있어 고무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기묘한 가족'은 10년 전부터 좀비물로 시나리오를 써왔다. 좀비 레퍼런스를 찾기 위해 많은 영화를 참고했다. 우리만의 좀비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제작진, 스태프들과 '대놓고 쓸데없이 고퀄리티 좀비물을 만들어보자'라고 다짐했다. 개인적으로 만족하는 영화보다 대중이 즐겨 볼 수 있는 좀비물로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자신했다.
그는 "특별한 제작 의도는 없다. 평소 좀비물을 좋아했고 여기에 흩어진 가족을 뭉치는 소재를 더했다. 양배추를 먹는 좀비 설정 역시 아내의 다이어트에 아이디어를 얻었다. 아내가 다이어트로 양배추를 삶아 먹었는데 그걸 차용해 양배추를 먹는 좀비 설정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기묘한 가족'은 정재영, 김남길, 엄지원, 이수경, 정가람, 박인환이 가세했고 이민재 감독의 첫 장편영화다. 오는 2월 1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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