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김연아' 차준환(18·휘문고)이 아쉽게 메달 문턱에서 좌절했다.
차준환은 10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서 열린 대회 2019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3.56점에 예술점수(PCS) 84.94점을 더해 158.50점을 따냈다. 지난해 12월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기록한 개인 최고점(174.42점)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8일 쇼트프로그램에서 97.33점(TES 54.52점+PCS 42.81점)을 기록한 차준환은 총점 255.83점을 획득했다.
6위에 머문 차준환은 4대륙 대회 메달 꿈도 물거품이 됐다. 4대륙 대회는 유럽을 제외한 아시아,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대륙 선수들이 출전하는 대회다. 한국 남자 싱글 선수는 지금껏 메달을 따낸 적이 없다. 여자를 합쳐도 '여왕' 김연아가 2009년 캐나다 대회에서 우승한 게 한국 선수의 유일한 메달이다.
차준환은 쇼트프로그램에서 2위에 오르며 메달 진입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그는 지난해 9월 열린 '2018 어텀 클래식 인터내셔널'에서 작성한 자신의 ISU 공인 쇼트프로그램 최고점(90.56점)을 무려 6.77점이나 끌어올렸다. 캐나다에서 맹훈련을 펼친 차준환은 그동안 속을 썩여왔던 스케이트 부츠 문제까지 깔끔하게 해결했다. 차준환은 이번 대회에서 4회전 점프인 쿼드러플 살코를 깨끗하게 성공시키는 등 컨디션도 매우 좋았다.
차준환은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인 '로미오와 줄리엣' 오리지널 사운드트랙(OST)에 맞춰 23번째로 연기를 시작했다. 점프실수가 아쉬웠다. 첫 점프인 쿼드러플 토루프에서 실수로 수행점수(GOE) 2.85점의 감점을 받은 차준환은 이어 쿼드러플 살코를 시도했지만 여기서도 0.21점이 깎였다. 이후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으로 만회에 성공하며 이어진 스핀-스텝 구성 요소를 마쳤지만 또 다시 점프에서 문제를 드러냈다. 트리플 악셀+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트리플 악셀, 트리플 플립+트리플 살코 콤비네이션 모두 언더로테이티드 판정(회전수 부족)을 받으며 감점을 받았다. 결국 자신의 최고점에도 한참 미치지 못하며 눈 앞에 둔 메달을 놓쳤다.
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다. 차준환은 만만치 않은 4대륙 대회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했다. 차준환은 지난해 10월 28일 2018~2019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2차 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랑프리 대회에서 한국 남자 선수가 메달을 딴 것은 차준환이 처음이었다. 남녀를 합해도 2009년 11월 김연아가 금메달을 따낸 뒤 무려 9년 만의 쾌거였다. 차준환은 여세를 몰아 3차 대회에서도 동메달을 따낸데 이어 지난해 12월 '왕중왕전'격인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차준환은 이번 대회 명확한 과제를 받아들었다. 첫째는 체력이다. 차준환은 프리스케이팅에서 눈에 띌 정도로 체력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최근 강행군으로 인한 결과기도 하지만, 차준환은 쇼트프로그램에 비해 연기 시간이 상대적으로 긴 프리스케이팅에서 약점을 보이고 있다. 체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 여기에 쿼드러플 점프(4회전 점프) 성공률을 높여야 한다. 최근 ISU 채점 경향이 바뀌었다고 해도 여전히 성적을 좌우하는 것은 쿼드러플 점프다. 차준환은 쇼트프로그램과 달리 프리스케이팅에서 연이은 쿼드러플 점프 실패로 흔들렸다. 이 두가지만 해결한다면 차준환은 더욱 더 정상에 가까워질 수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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