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은 산전수전 다 겪은 선수들에게 따라오는 훈장 같은 수식어다. 경쟁의 연속인 프로의 세계에서 가치를 증명하며 롱런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끊임없는 노력과 자기 관리를 통한 절제,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재치 등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한다. 무엇보다 경쟁에 임할 수 있는 준비가 첫 손에 꼽힌다.
이대호(37·롯데 자이언츠)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다. 1루수로 4차례(2006~2007년, 2011년, 2017년), 3루수(2010년)와 지명타자(2018년)로 각각 1차례 '황금장갑'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 시즌엔 정규시즌 144경기에 모두 출전해 3할3푼3리(543타수 181안타), 37홈런, 125타점을 기록했다.
이런 이대호는 매 시즌 편견과 싸워야 했다. 육중한 체구에 대한 논란과 오해는 이대호를 끊임없이 괴롭혀왔다. 지난해 시즌 초반에는 팀 부진과 엮여 생각지도 않은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일각에선 이대호의 가치가 그에게 주어지는 연봉에 걸맞지 않는다는 비난도 있다.
대만 가오슝에서 진행 중인 롯데의 1차 스프링캠프에서 본 이대호의 모습은 'KBO리그 최고연봉자'라는 타이틀에 충분히 걸맞는 모습이었다. 비시즌기간 체중을 15㎏ 이상 감량한 그는 시즌 종료 후 짧은 휴식을 마친 뒤 후배들과 함께 사이판에서 개인 훈련으로 몸을 만들었다. 귀국 후 곧바로 대만으로 향한 뒤 후배들에게 전혀 뒤쳐지지 않는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다. 검게 그을린 얼굴에도 끊임없이 미소를 짓고, 후배들의 좋은 플레이에 박수를 아끼지 않고 있다. 휴식일에는 먼저 후배들에게 다가가 식사를 통해 경쟁으로 지친 마음을 보듬고 있다.
올해 이대호로부터 주장직을 넘겨 받은 손아섭은 "선배들이 많이 도와주고 있다. 이에 후배들도 잘 따라줘 아무 탈 없이 운동을 하고 있다.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좋은 분위기"라고 미소를 지었다. 이대호는 "(체력적으로) 큰 문제가 없다. 날씨가 좋아 훈련하기도 좋다"고 말했다.
새 시즌을 향한 이대호의 목표는 명확하다. 2017년 메이저리그에서 복귀한 이후 롯데의 가을야구행과 우승에 모든 것을 걸고 있다. 스승 양상문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올 시즌 동기부여는 더 커진 모습이다.
이대호의 올 시즌 연봉은 25억원, 3년 연속 개인 최고 연봉이자 삼성 이승엽(2013년), LG 이병규(2015년)의 19년차 최고 연봉(8억원)을 경신했다. 가오슝 캠프에서 본 이대호의 활약상은 충분히 '최고'라는 수식어를 달 만했다.
가오슝(대만)=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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