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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나 아직 죽지 않았어'...언니들의 '하드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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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드라마 시장에서 나이는 곧 경쟁력이라는 말이 있다. 배우들은 늘 더 젊고 풋풋하면서 연기력까지 갖추고 있는 이들이 치고 올라오는 경쟁 상황속에 놓여있다. 그래서 현재의 자기 위치를 지키는 것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자신만의 영역을 확실히 구축하고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 배우들이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압도적인 연기로 안방을 장악하고 있는 '언니'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JTBC 월화극 '눈이 부시게'에서 김혜자는 한지민과 함께 본인의 실명 캐릭터를 2인1역으로 연기하고 있다. 25세의 김혜자가 70대 노인이 되는 설정이어서 김혜자의 분량은 꽤 많다. 김혜자는 25세 마인드를 가진 70대 노인 캐릭터를 빈틈 없이 연기하고 있다. 70대 김혜자는 검은머리로 염색을 하고 가족을 위해 가출까지 하지만 실패했다. "실제 나이는 78세지만, 신체 나이는 젊어서 65세"라는 의사(심희섭)의 말에 분노해 그의 멱살까지 잡기도 했다.

또 친구 현주(김가은)와 상은(송상은)에게 진실을 털어놓고 현주의 가게에서 예전처럼 노는 모습은 전혀 이질감이 없어 보였다.

tvN 주말극 '로맨스는 별책부록'에서는 김유미가 '멋진 언니'역을 자처하고 있다. 지난 17일 방송분에서 강단이(이나영)와 서영아(김선영)가 클럽에서 '퇴짜' 맞을 위기에 처했지만 '강남표범'이라는 별명으로 클럽을 평정한 고유선(김유미)의 도움으로 무혈입성했다. 빨간테 선글래스에 퍼로 무장한 고유선의 카리스마가 압도적이었다.

이후 2차로 고유선의 집을 찾은 강단이와 서영아는 자신이 이혼한 이유를 털어놓으며 하소연을 시작했다. 하지만 고유선은 "너희는 결혼해봤잖아. 애도 낳아봤잖아"라며 "난 웨딩사진 촬영 후 파혼했다"며 "시월드도 무섭고, 애 낳아 키우는 것도 무섭고, 공부도 더 하고 싶고, 일도 더 잘하고 싶고. 그래서 그냥 혼자 사는 게 낫겠다 싶었다. 나 혼자 평생 독신으로 살면 행복하겠구나. 그래서 이렇게 엉망진창으로 나 혼자 산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김유미는 카리스마와 연약한 속내를 동시에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그런가하면 15%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압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SBS 수목극 '황후의 품격'에서는 윤소이가 제대로 된 악역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4일 방송에서는 자신을 대리인으로 지목하기 거부한 친딸 아리공주를 찾아가 윽박지르며 내팽개치고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나보고 고작 네 엄마나 하라고? 난 꼭 널 황제로 만들 거다. 난 절대 포기 못한다. 넌 내 작품이다. 내 인생을 바꿔줄 작품이라고"라며 독기를 뿜어냈다. 또 지난 달 23일 방송에서는 소현황후(신고은)를 죽인 실제 범인으로 등장하며 시청자들의 간담까지 서늘하게 했다.

1일 종영한 JTBC 'SKY캐슬'에서도 염정아 김서형 윤세아 이태란 오나라 등 중견 여배우들의 활약이 작품을 대성공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그 트렌드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중견 여배우들이 극의 중심을 잡아주면 이야기 전개가 한결 수월해진다"며 "최근에는 이들이 아예 극의 중심에 서서 시청률을 견인하는 역할까지 해주고 있다. 고마운 존재들"이라고 귀띔했다. 게다가 20대 여배우들의 상승세가 좀더 두드러지지 않는 이상 이들의 활약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