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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인터뷰]'죽음의 조 인정' 정정용 감독 "이강인+정우영 뽑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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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과 정우영을 꼭 뽑고 싶습니다."

정정용 한국 20세 이하(U-20) 대표팀 감독이 목소리에 힘을 줬다. '리틀 월드컵'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이 불과 7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선수단을 이끄는 정 감독은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 낮에는 18세 이하(U-18) 대표팀을 훈련시키고, 오후에는 U-20 월드컵 분석 및 전술 준비에 한창이다. 지난달 폴란드에서 열린 U-20 월드컵 조추첨식을 마친 뒤 곧바로 목포축구센터로 달려온 이유다. 현재 그는 20세 대표팀은 물론이고 18세, 19세 감독도 겸하고 있다.

▶'쉴 틈 없는' 죽음의 조

5일 목포국제축구센터에서 만난 정 감독은 오전부터 매우 분주했다. "오전에는 U-18 선수들 훈련하고, 오후에는 연습경기가 있어요. U-18 선수들도 아시아챔피언십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절대 소홀히 할 수 없어요."

하지만 정 감독의 머릿속을 가장 많이 채우고 있는 문제는 단연 U-20 월드컵이다. 한국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정 감독은 코칭스태프 인선 작업을 마무리하고 본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두 대회 연속 출전. 하지만 쉽지 않은 여정이 예상된다. 한국은 포르투갈, 남아프리카공화국, 아르헨티나와 한 조에 묶였다. 정 감독의 분석은 냉정했다. "물론 어느 팀도 만만한 조는 없어요. 하지만 우리는 '쉬어갈 틈이 없는' 조예요. 포르투갈은 '황금세대'로 불릴 만큼 좋아요. 지난해 열린 유럽축구연맹 U-19 챔피언십에서도 우승했어요. 오랜 시간 조직력을 맞춰왔기에 우승후보로 손색이 없어요. 아르헨티나의 개인 기량은 말할 것도 없고요. 남아공은 아프리카 스타일에 유럽 스타일을 접목한 형태에요. 복병이죠. 우리가 죽음의 조인 것은 인정합니다."

▶최상의 카드, 이강인 정우영 필요하다

발걸음이 바쁘다. 정 감독은 11일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선수단을 소집해 일주일 가량 손발을 맞춘 뒤 스페인으로 건너간다. 현지에서 프랑스 등과 두 차례 연습경기를 하며 전술을 가다듬을 예정이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있다. 가장 중요한 선수 구성에 고민이 많다. 특히 이강인(발렌시아·스페인) 정우영(바이에른 뮌헨·독일) 김정민(리퍼링·오스트리아) 등 해외파 선수 차출에 난항이 예상된다. 선수 차출 의무가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은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 및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 대표팀의 레이더망에도 포함돼 있다. 구단 설득은 물론이고 교통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동안 우리가 경기했던 것을 보면 스리백이든 파이브백이든 수비를 성공한 뒤 곧바로 상대에게 볼을 빼앗겼어요. 핵심 자원이 있으면 볼을 소유하고, 앞으로 연결할 수 있어요. 축구는 피지컬, 멘탈 등 여러 부분을 고민해야 합니다. 하지만 기술적인 면만 봤을 때는 이강인 등 몇몇 선수들의 테크닉이 좋아요. 해외파 선수들이 합류할 수 있다고 가정하고 플랜A로 준비하고 있어요. 당연히 플랜B도 준비하고 있지만, 우리는 최상의 카드를 뽑아야 해요."

정 감독은 10년 넘게 연령별 대표팀에 몸담고 있다. 될 성 부른 나무에서 에이스로 성장한 선수들도 있고, 그렇지 못한 아픈 손가락도 있다. 그렇기에 정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 U-20 월드컵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저도 그렇지만, 선수들도 메이저대회에 나갈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아요. 두 번 다시 없을지 몰라요. 선수시절을 돌아보면 토너먼트 대회에서는 반드시 고비가 있어요. 그걸 이겨낼 수 있는 승리 DNA는 우리 선수들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호흡을 맞출 시간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우리도 좋은 팀이라고 생각해요.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렇기 때문에 초심을 갖고 더욱 철저하게 준비해야죠. 할 수 있는 준비를 다 해서 후회 없도록 뛰겠습니다." 정 감독의 시계는 이미 5월을 향해 있다.

목포=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