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전영오픈 '노메달' 한국셔틀콕...일본은 '잔치분위기'

by

한국 배드민턴이 좋다가 말았다.

지난 주 독일오픈까지만 해도 제법 승승장구하는 듯했지만 최고 권위의 대회 앞에서 매서운 현실에 무릎을 꿇었다.

한국은 10일(한국시각) 끝난 2019년 요넥스 전영오픈 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서 '노메달'에 그쳤다. 전영오픈 노메달은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여자단식 세계랭킹 10위 성지현(인천국제공항)이 유일하게 8강까지 올랐지만 세계 4위 천위페이(중국)에 0대2로 완패하며 4강 메달 확보에 실패했다.

앞서 열린 경기에서는 남자단식 손완호(인천국제공항), 이동근(MG새마을금고), 남자복식 최솔규(요넥스)-서승재(원광대), 여자복식 이소희(인천국제공항)-신승찬(삼성전기), 장예나-정경은(이상 김천시청), 김소영(인천국제공항)-공희용(전북은행), 혼합복식 서승재-채유정(삼성전기)이 32강전과 16강전에서 줄줄이 탈락했다.

대표팀은 아니지만 개인 출전 자격으로 국제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남자복식의 베테랑 이용대(요넥스)-김기정(삼성전기)과 고성현-신백철(이상 김천시청)도 32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한국은 전영오픈 직전까지만 해도 그런대로 잘나가는 편이었다. 1월 말레이시아마스터스와 인도네시아마스터스(이상 슈퍼 500), 2월 스페인마스터스와 독일오픈(이상 슈퍼 300)에서 총 금메달 4개,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수확했다. 혼합복식의 새로운 기대주 서승재-채유정은 스페인과 독일오픈에서 연속 우승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슈퍼 1000으로 올림픽-세계선수권 다음으로 등급이 높고 올해 109회째를 맞는 세계 최고 권위 전영오픈의 벽은 높았다. 한국이 전영오픈에서 갑자기 주춤한 것은, 어찌보면 예고된 일이었다.

우선 막강한 경쟁자들이 즐비한 최고 대회 '전쟁터'에서 살아남을 '병사'들이 부족했다. 3개 조를 출전시킨 여자복식을 제외하고 마땅히 출전시킬 선수가 없었다. 여자단식과 남자복식, 혼합복식은 각각 1명(1개조)밖에 내지 못했다.

안재창 대표팀 감독은 "세계랭킹이 30위권은 돼야 전영오픈같은 대회에 나가는데 많은 선수들이 랭킹이 낮아서 대회 출전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배드민턴은 현재 내년 도쿄올림픽을 바라보고 세대교체를 진행 중인데 복식조가 새롭게 구성되고, 기대주를 키우는 과정이다보니 세계랭킹에서는 아직 크게 모자란다.

여기에 운도 따르지 않았다. 남자단식 대들보 손완호가 연습 도중 허리 부상으로 32강전에서 기권했고, 신승찬은 팔꿈치 부상을 참고 출전했다. 이용대-김기정은 전영오픈 직전까지 인도 등 아시아권 프로리그에서 뛰었기 때문에 체력과 경기 컨디션 조절에서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었다.

사실 한국만 고전한 것도 아니다. 다른 곳에서도 이변이 속출했다. 남자복식 세계랭킹 1위와 2위는모두 중국 선수들인데 32강전에서 하위 랭커들에게 잇달아 덜미를 잡혔다. 남자단식에서는 세계 5위 손완호 외에도 세계 3위 처우뎬천(대만), 세계 4위 천룽(중국), 세계 7위 안토니 시니수카 긴팅(인도네시아)이 1회전(32강전)을 통과하지 못했다.

여자단식 세계 8위 랏차녹 인타논(태국)은 세계 25위 천샤오신(중국)에게 32강전에서 충격패했고, 여자복식 세계 2위이자 2014년 리우올림픽 챔피언 마쓰토모 미사키-다카하시 아야카(일본)는 세계 14위 장예나-정경은의 제물이 되기도 했다. 이용대 전성기 시절 남자단식 세계 최강으로 군림했던 린단(중국) 역시 32강 탈락했다.

하지만 이변이 속출하는 속에서도 여전히 부러운 나라가 있다. 박주봉 감독이 이끄는 신흥 강호 일본이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중국과 같은 총 3개 부문(남자단식, 여자복식, 혼합복식)에서 결승에 진출했다. 최소한 동메달이 주어지는 4강에서는 무려 8개의 메달(여복 3개, 혼복 1개, 남복 1개조, 남단 1명, 여단 2명)을 확보했다.

박주봉 감독은 "부임 초기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지금은 협회 대표팀과 실업팀이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구조가 정착돼 국제대회에서 성적을 올리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