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투수 김원중(26)은 수 년 동안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아왔다.
지난 2012년 롯데 입단 뒤 훤칠한 외모 뿐만 아니라 선발 기대주로 꼽히면서 성원을 받았다. 하지만 풀타임 선발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 성적은 8승7패, 평균자책점 6.94에 그쳤다. 1회부터 많은 투구수로 스스로 힘을 뺐다. 소위 '공이 긁히는 날'에는 언터쳐블급 피칭을 하다가 막판에 무너지기 일쑤였다.
롯데 양상문 감독은 올 시즌 김원중을 브룩스 레일리-제이크 톰슨에 이은 3선발로 활용하기로 했다. 국내 투수 중 가장 구위가 좋다는 평가를 받은 셈. 하지만 양 감독은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치른 KBO리그 개막전에서 레일리를 등판시킨데 이어, 24일 김원중 카드를 꺼내들었다. KBO리그 데뷔전을 치러야 하는 톰슨이 홈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중압감을 느끼는 것보다, 김원중에게 먼저 기회를 주는게 낫다는 판단이었다. 그만큼 김원중이 시즌 준비 과정에서 보여준 공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는 뜻. 양 감독은 24일 사직 키움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김)원중이가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김원중은 키움전에서 5⅓이닝 동안 4안타 1볼넷 6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총 투구수는 98개. 6이닝을 넘기지 못했고, 구원 실패로 승리 요건도 날아갔지만, 지난 시즌에 비해 한층 안정된 투구와 경기 운영 능력을 선보이면서 기대감을 키웠다.
깔끔한 첫 회 마무리가 인상적이었다. 공 9개로 세 타자를 처리하면서 자신감 넘치는 투구를 했다.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 역시 71%로 높았다. 2회 3루수 한동희의 송구 실책으로 출루를 내줬을 뿐, 3회까지 볼넷 없이 노히트 노런 투구를 펼쳤다. 4회 박병호, 서건창에게 2루타를 맞고 첫 실점한 뒤에도 서건창을 견제해 런다운으로 아웃카운트를 추가했고, 장영석까지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구속 역시 2-1로 앞서던 6회 1사 1, 2루에서 마운드를 내려가는 상황까지 최고 147㎞를 유지하면서 체력적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롯데는 구원 등판한 진명호가 서건창에 좌전 적시타를 허용하며 동점이 됐지만, 6회말 전준우의 결승 투런포, 손아섭의 2타점 적시타로 다시 리드를 잡은 뒤 불펜 호투를 앞세워 키움을 6대2로 제압, 전날 4대7 패배를 설욕했다. 비록 승리는 챙기지 못했지만, 시즌 첫 등판에서 인상적인 투구를 펼친 김원중의 호투가 든든한 밑바탕이 된 승리였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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