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시너지와 변수를 기대하라!"
K-Band, K-pop의 대표주자들이 글로벌 슈퍼밴드의 탄생을 위해 힘을 모았다.
1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 사옥에서는 '슈퍼밴드'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연출을 맡은 김형중 전수경 PD를 비롯해 윤종신, 윤상, 넬의 김종완, 린킨 파크의 조한, 악동뮤지션 이수현이 참석했다.
'슈퍼밴드'는 다양한 악기 연주와 작사, 작곡, 음악 열정과 에너지까지 갖춘 '음악천재'들이 글로벌 슈퍼밴드 미션에 도전하는 프로그램이다.
'팬텀싱어'와 '히든싱어' 등을 연출해온 김형중 PD와 전수경 PD가 힘을 합쳤다. 윤종신과 윤상은 여러차례 오디션 심사위원으로 활약했던 한국 가요계의 맏형이다. 한국 밴드의 대표주자 넬의 김종완과 린킨파크 조한의 합류는 '글로벌 슈퍼밴드'라는 프로그램 목표에 걸맞는 무게감을 보여준다. 오디션 출신 가수 이수현 역시 막내로서 상큼함을 더할 예정이다. 프로듀서 5명의 음악 경력을 더하면 100년을 훌쩍 넘어선다. 이들은 심사위원보다는 음악적 가이드로서의 역할을 자처했다. MC는 전현무다.
연출을 맡은 전수경-김형중 PD는 앞서 '히든싱어'와 '팬텀싱어'를 제작한 경험을 통해 다른 장르 음악의 만남과 콜라보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보여준바 있다. 두 사람은 "여러가지 음악과 뮤지션이 섞이면서 터져나오는 감동을 즐기실 수 있다"며 기대감을 높였다.
윤종신은 '슈퍼스타K'부터 '팬텀싱어'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 심사를 맡았던 베테랑 음악인이다. 윤종신은 "밴드 음악의 음악적 파급력은 솔로나 아이돌과 다르다. 멤버 전원이 악기를 다루기 때문"이라며 "싱어나 세션맨이 아닌 뮤지션을 찾는 프로그램이다. 어쿠스틱과 밴드 음악에 대한 사심을 섞어 심사하고 있다"며 웃었다.
윤상은 "밴드를 유지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안다. 나도 실패해봤다. 하지만 지금도 욕심이 난다"면서 "내가 젊었으면 함께 팀을 할텐데, 라는 행복한 상상을 하는 시간이었다. 진정한 밴드의 파워를 보여줄 수 있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넬의 김종완은 생애 첫 예능 출연이다. 그는 "밴드를 시작하는 친구들을 보는 것 자체가 즐겁다. 실력을 떠나 응원하는 마음"이라며 "제 경험이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포부를 전하는 한편 "음악적으로 자극받았다. 잘하는 분들도 많고 열정적이다. 인생 첫 예능을 잘 선택한 것 같다"며 미소지었다.
린킨파크의 조한은 "기존 대한민국 가요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다. 하지만 지원자들의 재능은 예상보다 훨씬 뛰어났다. 고민이 많다"면서 "밴드는 슈퍼히어로와 같다. 슈퍼히어로처럼 단체로 함께 활약하지만, 각자의 특징과 개성이 있는게 바로 밴드"라고 강조했다.
이날 이수현은 "오디션 출신이라 심사위원 자리는 어색하고 낯설고 무섭다"면서 "전 음악적 동업자를 찾는 재미로 함께 하고 있다. 함께 작업하고 싶고 친해지고 싶은 사람들을 찾고 있다"며 미소지었다. 심사기준에 대해서는 "장르와 스타일을 떠나 꽂히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윤종신은 "오죽하면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겠나. 음악인들은 잘 뭉치지도 않고, 기획사는 수익이 안되니까 캐스팅을 안하는게 밴드"라며 "하지만 스물스물 나온다. 넬 같은 팀도 있지 않냐. K팝에 아이돌 음악 외에 밴드 음악이 포함됐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팬텀 싱어' 보면서 보컬 조합의 중요성 나오지 않았냐. 밴드는 조합에 따른 변수가 정말 많다"고 심사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어 "제 예상을 계속 벗어나는 프로그램이다. 어울림이란 기능적인 면 말고 인간적인 면도 크다. 저희는 무대와 준비된 음악만 보지만, 플로어 밖에서 일어나는 생활과 고민에서도 예상치 못한 재미가 있을 것"이라며 "비틀즈도 롤링스톤스도 당대엔 다 아이돌이었다. '슈퍼밴드'가 아이돌의 정의를 바꾸길 기대한다. 생각지 못했던 조합이 나올 것"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윤상은 "밴드를 통해 음악적 외로움을 벗어날 수 있다. 날 알아주는 사람의 찬사가 뮤지션에겐 정말 중요하다"면서 "거만하고 맹랑한 천재들 모이기가 쉽지 않다. '슈퍼밴드'엔 사회적 매너가 필요없다. 선수가 선수를 알아보니까"라고 답했다. 조한은 '한국 글로벌 슈퍼밴드가 나오지 않은 이유'에 대해 "전세계적인 추세가 팝에 기울어있는 게 사실"이라며 "지원자들의 재능은 충분하다. 갖고 있는 음악성을 어떻게 풀어나갈지를 고민해야한다"고 격려했다.
김종완은 "한국에 콘서트 문화가 자리잡은지 얼마 안돼 밴드가 크기 어려웠다. 장르와 상관없이 '저 사람처럼 되고싶다'는 꿈을 가져야 그 장르가 인기를 끄는 법"이라며 "뮤지션들이 희망과 용기를 갖고 기분좋게 세상밖으로 나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또 "밴드 뮤지션도 음악적 우월감을 버려야한다. 제가 프로듀싱했던 워너원, 태연, 방탄 RM도 아이돌이지만 정말 열심히 한다. 그래야 밴드 음악이 인기를 얻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형중 PD는 "저희가 생각하는 밴드의 정의는 음악적 합이 맞고 마음이 맞으면 그게 밴드다. 넬도 콜드플레이도 멜로망스도 다 밴드 아니냐"며 "대중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음악을 보여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 참가자들의 과거에 대한 사전검증은 철저하게 했다"고 답했다. 윤상은 MC 전현무에 대해 "사실 선택의 폭이 너무 없다. 하지만 음악적 분위기를 오로지 느끼는 MC는 정말 없다. 음악에 감동할 줄 아는 MC"라는 찬사도 던졌다.
윤종신은 "밴드는 분업화된 역할과 그 어우러짐이 핵심이다. 대중이 관심없었던 부분을 재미있게 보게 되면, 거기서 마켓이 형성된다"면서 "밴드가 활성화되면 기타 드럼 피아노 공장도 성장한다. 음악산업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게 핵심이다. 밴드 음악은 음향 인력 고용창출도 가능하다"고 진지하게 설명했다. '밴드음악'이 매니아가 아닌 대중에게 어필하는 시대도 꿈꿨다.
김종완은 "물론 음악은 혼자서도 할 수 있다. 요즘은 더 쉽다. 밴드 안에 DJ도 있고 컴퓨터로도 음악을 만드는 시대"라면서도 "밴드를 하면서 가장 큰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순간은 예상치 못한 시너지다. 다양한 사람과 교류하면서 예상치 못한 희열을 느끼는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이수현은 "입덕하실 분들 슈퍼밴드를 찾으시라", 조한은 "끝이 아니라 또다른 음악인생의 시작점", 김종완은 "어디서 이런 친구들이 나왔나 놀랍다", 윤상은 "매력적인 사람이 음악이란 옷을 어떤 스타일로 입을 때 빛이 나는지를 확인하라", 윤종신은 "JTBC가 봉사단체도 아니고 시청률이 나와야한다. 음악은 당연히 멋있고, 심지어 재미까지 있을 것"이라며 출사표를 던졌다.
JTBC 측은 '슈퍼밴드'에 대해 오디션 형태의 방송이긴 하지만, "최소한의 제한만 존재하는 음악천재 성장기"라고 강조했다. 특정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최종 우승팀의 인원수도 제한이 없다. 경쟁보다 동반 성장을 중요시하고, 혼자서 음악해온 개인들이 음악적 교감을 나눌 동반자들을 만날 판을 깔아주겠다는 의미다.
JTBC '슈퍼밴드'는 12일 오후 9시 첫방송된다.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