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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리포트]윌슨 4경기만에 선발승, 불펜진 투혼으로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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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음, 한 뜻으로 일군 값진 선발승이었다.

LG 트윈스 타일러 윌슨이 불운을 떨쳐내고 마침내 시즌 3승에 성공했다. 윌슨은 21일 잠실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게임에 선발등판해 6이닝 동안 5안타와 4사구 2개를 내주고 3실점(2자책점)하는 호투를 펼쳤다. 윌슨은 4-3으로 앞선 7회초 선발승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LG는 이후 불펜진이 추가 실점을 막고, 막판에는 타선이 쐐기 득점을 올리며 윌슨의 선발승을 완벽하게 지원했다.

윌슨이 마지막으로 승리를 거둔 것은 지난달 29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다. 당시 7이닝 4안타 1실점으로 시즌을 따낸 윌슨은 그 뒤 3경기 연속 잘 던지고도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동점 상황에서 교체되거나 선발승 요건을 갖추고 내려가도 불펜이 동점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이날도 윌슨은 6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이어가며 승리투수 자격을 갖추고 교체됐다.

그러나 한 점차의 불안한 리드는 윌슨은 물론 동료들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었다. 4-3에서 7회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베테랑 좌완 진해수다. 진해수 역시 앞서 윌슨의 선발승을 날린 기억이 있었다. 첫 타자 이지영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한 진해수는 김혜성에게 또다시 좌전안타를 내주며 무사 1,2루의 위기에 몰렸다. 안타 하나면 동점이 돼 윌슨이 승리가 날아갈 수 있는 위기 상황.

그러나 진해수는 발빠른 이정후를 땅볼로 유도, 자신이 타구를 잡아 유격수-1루수로 연결되는 더블플레이를 이끌어 상황을 2사 3루로 바꿨다. 이어 서건창을 1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불을 완벽하게 껐다.

8회에는 신인 사이드암스로 정우영이 마운드에 올랐다. 정우영이 상대할 타자는 김하성과 박병호, 제리 샌즈로 이어지는 키움의 중심타선이었다. 그러나 정우영은 공격적인 직구 승부를 통해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막아냈다. 박병호와는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10구째 146㎞ 직구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기세를 이어갔다.

불펜진의 호투를 이어받은 LG 타선은 8회말 귀중한 한 점을 올리며 윌슨의 선발승을 굳혔다. 선두 유강남이 우중간 2루타로 찬스를 만들자 김민성이 침착하게 희생번트를 성공시켰고, 김용의가 우전안타를 때려 유강남을 불러들였다.

9회초 마무리로 나선 투수는 고우석. 이날 LG는 마무리 정찬헌을 허리 부상을 이유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다른 방도가 없었다. 나머지 불펜진 가운데 컨디션이 좋은 투수를 마무리로 내세우기로 했다. 그 첫 투수가 고우석이었다. 고우석은 나가자마자 선두 장영석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했지만, 이후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잡고 2점차 승리를 완벽하게 지켜냈다.

이날 윌슨은 올시즌 자신의 한 경기 최다인 2자책점을 기록해 평균자책점이 0.26에서 0.66으로 나빠졌지만, 불펜진의 집중력 넘치는 투구 덕분에 시즌 3승에 입맞춤할 수 있었다. 평균자책점은 여전히 1위다.

경기 후 윌슨은 "오늘 좀 피곤해 컨디션이 안좋았지만, 포수 유강남과 수비수, 중간계투 투수들이 모두 잘해줘서 승리할 수 있었다. 동료들에게 감사드린다"면서 "우리 LG 팬들은 정말 특별하게 느껴지고 항상 동기부여를 해준다. 트윈스 일원임이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나타냈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