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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NC 다이노스전을 앞둔 롯데 자이언츠.
부산 사직구장의 오후 출근길은 여느 때와 다름없었다. 전날 5연패 부진을 끊은 선수단에는 미소가 넘쳤지만, 여전히 갈증을 느끼는 듯 집중하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홈 유니폼 차림으로 일찌감치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낸 롯데 양상문 감독은 이곳저곳을 둘러보면서 훈련에 나선 선수들의 표정을 지켜봤다.
이어진 배팅케이지에서의 타격 훈련. 뒷짐을 진 채 마운드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양 감독이 서서히 발걸음을 옮겼다. 그가 도착한 곳은 다름아닌 마운드. 양 감독은 팔을 휘휘 돌리면서 몸을 풀더니 이윽고 공을 잡고 배팅볼 투수로 변신했다. 코칭스태프, 선수들은 양 감독이 배팅볼 투수로 나서자 신기하다는 듯 미소를 머금고 그의 공을 지켜봤다.
양 감독은 현역 시절 부산을 대표하는 투수 중 한 명이었다. 부산고 시절이던 1978년 청룡기, 대통령배, 화랑대기를 모두 석권했다. 고 최동원에 이은 또 한 명의 '안경잡이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다. 고려대 진학 후 부상으로 재활에 매달리면서 이전보다 구위가 줄었다는 평가도 받았으나, 프로 데뷔 후 롯데 자이언츠, 태평양 돌핀스에서 9시즌을 뛰며 63승79패13세이브, 평균자책점 3.59를 기록하며 성실하게 마운드를 지켰던 선수로 기억되고 있다.
60여개의 공을 던진 양 감독은 좌-우 타석 가리지 않고 현란한 제구 실력을 뽐내면서 탄성을 자아냈다. 롯데 공필성 수석코치는 "감독님들이 종종 배팅볼 투수로 나서는 경우도 있지만, 감독님이 (롯데에서) 배팅볼을 던진건 오늘이 처음 같다"며 "팀 분위기를 띄우고자 하는 마음에서 마운드에 오르신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5연패를 끊은 롯데, 쉽지 않았던 시즌 초반 레이스에서 반전을 꿈꾸고 있다. 5월의 첫날 스스로 배팅볼 투수를 자처하며 분위기메이커 역할을 한 양 감독의 마음 속엔 반전을 향한 희망이 꿈틀대고 있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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