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히 말해 그간 K리그의 더비는 재미없었다.
미디어데이에서는 저마다 공격축구를 다짐했지만, 막상 그라운드에서는 지지 않는 축구를 펼쳤다. 긴장감만 있었지, 팬들을 흥분시킬만한 요소는 없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속담이 딱 맞았다.
하지만 4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161번째 동해안더비는 달랐다. K리그 최고(最古)의 더비 다웠다. 엘클라시코 못지 않은 박진감 넘치는 라이벌전을 펼쳤다.
경기 전부터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2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말의 전쟁이 펼쳐졌다. 김기동 포항 감독은 2007년 플레이오프에서 자신이 선보인 '모세의 기적' 패스를 이야기했고, 김도훈 울산 감독은 딱 한번 진 지난 시즌 동해안더비 패배의 아픔을 강조했다. 핵심은 공격축구였다. 김도훈 감독은 "한골 먹으면 2골 넣는다는 각오로 골 넣고 이기는 경기 하겠다"고 했다. 김기동 감독은 "울산 경기 봤는데 김도훈 감독 선수 시절 안빠른 것으로 알았는데 빠른 축구를 하시더라. 골 넣는 축구 하시겠다고 했는데 저희는 이기는 축구하겠다"고 했다.
선수들의 입담도 불꽃이 튀겼다. 공교롭게 이날 미디어데이에는 과거 울산에서 뛰었던 정재용(울산), 포항에서 뛰었던 신진호(포항)가 자리했다. 정재용은 동해안더비와 인연이 깊다. 그는 2017년 동해안더비에서 두 골을 넣으며 울산에 승리를 안긴 적이 있다. 정재용은 "울산 시절우승은 못해도 포항에 지면 안된다는 얘기 있었다. 포항도 마찬가지더라. 죽기살기도 아니고 죽기로 뛰겠다"고 약속했다. 신진호는 세리머니를 이야기했다. 신진호는 "서울로 이적하면서부터 포항 팬들에게 욕을 많이 먹었다. 그런 감정들이 인간이기 때문에 안에서 올라온다.(웃음) 그런 친정팀 상대로 세리머니 안하는 게 예의지만 저는 포효하는 세리머니 하겠다"고 했다. 슬라이딩하며 거수 경례하는 세리머니를 약속했고, 김도훈 감독도 화답하겠다고 했다.
모두가 약속을 지켰다. 김기동 감독과 김도훈 감독은 화끈한 공격축구로 나섰다. 물러섬은 없었다. 템포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버금갈 정도였다. 보는 내내 넘치는 박진감에 숨이 막힐 정도였다. 이날만큼은 수비축구로 비판받던 울산은 없었다. 전력상 한수 아래로 평가받던 포항도 수비 대신 공격축구로 무장했다. 리드를 잡은 뒤에도 수비 보다는 공격 카드를 꺼내들었다. 양 팀 모두 쉴새없이 치고 받았다.
정재용과 신진호도 약속을 지켰다. 정재용은 정말 죽어라 뛰었다. 한솥밥을 먹던 울산 형들과 몸싸움도 서슴치 않았다. 험악한 장면이 나올때마다 정재용이 있었다. 그만큼 열심히 뛰었다. 신진호는 세리머니에 성공했다. 전반 31분 김보경의 패스를 받아 멋진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한 신진호는 슬라이딩하며 김도훈 감독을 향해 거수경례를 했다. 김도훈 감독도 경례로 답했다. 울산 팬들이 열광했다.
경기는 시종 치열했다. 다만 홈팀 포항이 더 절실했다. 포항 수비진은 상대 슈팅이 나올때마다 몸을 날려 막아냈다. 역습때도 가장 빨리 달려가 공격에 가담했다. 선제골을 내준 포항은 전반 35분 이진현이 동점골을 넣었고, 후반 16분 김승대가 역전골을 폭발시켰다. 빠르면서도 정확한 역습이 돋보였다. 울산은 김인성, 김성준 등을 투입하며 동점골을 위해 사력을 다했지만 아쉽게 동점골을 만들지 못했다. 두 차례나 골대를 맞고 나온 불운이 아쉬웠다.
161번째 동해안더비는 포항이 2대1로 웃었다. 하지만 약속을 지킨 모두가 승자였다. 물론 진짜 승자는 엘클라시코 못지 않은, 이 꿀잼 매치를 본 팬들이었다. 동해안더비처럼만 플레이하면 K리그 보지 말라해도 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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