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노재형 기자] 스타는 나이가 들어도 더 오래 지속되기를 바라는 게 인지상정이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KBO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 양현종(KIA 타이거즈)과 김광현(SK 와이번스)의 부활은 반갑다. 양현종이 개인적인 깨달음을 통해 시즌 초 부진을 벗어던졌다면, 김광현은 구단의 철저한 관리 시스템에 따른 '금욕'이 지금 위치를 만들었다는 건 주목할 만하다.
김광현은 2017년 초 왼쪽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았다. 이후 1년여간의 재활을 거쳤고, 지난해 복귀해 풀타임 시즌을 뛰며 11승8패, 평균자책점 2.98로 주위의 염려를 불식시켰다.
올해는 수술 후 두 번째 시즌이다. SK의 관리 방침은 올해도 유효하다. 프랜차이즈 간판 김광현을 지키기 위해서는 뭐든 할 수 있다는 게 SK 구단이다. 집권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염경엽 감독도 마찬가지다. 이미 지난 2년간 단장직을 수행하는 동안 김광현에게 필요한 모든 조치를 주도한 인물이 지금의 염 감독이다. 선수들 몸 관리에 대해서는 철저하고 세밀하다.
김광현은 지난 21일 잠실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6이닝 4안타 2실점으로 잘 던지며 시즌 7승째를 따냈다. 투구수는 92개였고, 2회 LG 토미 조셉에게 투런홈런을 허용한 것 말고는 별다른 위기가 없었다. 올시즌 들어 가장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 경기였다.
이날 경기 전 염 감독은 "광현이는 기본적으로 100개 이하에서 투구수를 끊는다. 다만 올시즌 5번의 옵션이 있다. 본인이 판단해서 5번 100개를 넘길 수 있다. 일단 저번(3월 23일 KT 위즈전, 110개)에 한 번 옵션을 썼다"고 했다. 100개 이하에서 염 감독과 김광현 본인의 의견이 일치할 때가 대부분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김광현의 의견을 5번 따르겠다는 것이다. 김광현은 2007년 입단 때부터 투구이닝과 투구수에 대한 욕심이 많은 투수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염 감독은 "아직 꿈을 갖고 있는 친구"라는 표현을 썼다.
김광현이 에이스로 자리를 잡음에 따라 SK는 별다른 흔들림 없이 시즌 초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도 가장 강력한 통합 우승 후보가 SK다. 김광현이 이끄는 선발 로테이션이 안정적이라는 점이 '디펜딩 챔피언'의 면모를 더욱 무섭게 만들고 있다.
SK는 올시즌 선발 5명이 한 번도 자리를 비운 적이 없다. 즉 선발 등판 기회를 가진 투수가 지금까지 5명에서 변함이 없다는 이야기다. 이 수치는 KT 위즈가 6명, 두산 베어스, 삼성 라이온즈, 키움 히어로즈가 7명, 한화 이글스, NC 다이노스, KIA 타이거즈, LG가 9명, 롯데 자이언츠가 10명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시애틀 매리너스가 2003년 162경기 내내 선발 5명을 한 번도 바꾸지 않은 사례가 있다. 그해 시애틀은 제이미 모이어(21승7패, 3.27), 라이언 프랭클린(11승13패, 3.57), 조엘 피네이로(16승11패, 3.78), 프레디 가르시아(12승14패, 4.51), 길 메키(15승13패, 4.59)을 앞세워 93승69패를 올렸다.
염 감독은 "선발 로테이션은 원칙과 순리에 따른다. 난 선발을 중간으로 가급적이면 쓰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박종훈과 문승원이 잘 커줬다는 게 무엇보다 큰 힘이다. 전임 감독님(트레이 힐만)이 잘 써주시고, 그 혜택을 내가 받고 있는 것 뿐"이라고 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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