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글쎄요. 다리도 안좋지만 손에 수포같은게 났어요."
28일 잠실 삼성전을 앞둔 1루쪽 덕아웃. 두산 외야수 박건우 출전 여부에 대한 두산 김태형 감독의 설명이었다. 출전 여부가 애매모호 하다는 뜻이었다. 살짝 부정적인 뉘앙스. 이 때까지는 실제 그랬다. 손에 난 알러지성 발진 증세를 심각하게 봤다. 신중한 입장이었다.
하지만 라인업 제출 전, 상황은 급변했다. 본인이 출전을 희망했다. 트레이너를 통해 이 같은 의사가 감독에게 전달됐다.
결국 박건우는 5번 우익수로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결정은 결과적으로 '대박'이었다. 박건우는 몸에 이상이 있는 사람이 맞나 싶을 만큼 1회부터 자신감 가득한 모습으로 배트를 힘차게 돌렸다. 1회 첫 타석에 볼넷으로 출루한 박건우는 중요한 순간마다 장타를 쏟아냈다.
1-0으로 앞선 3회말 1사 1루에서 윤성환의 커브를 당겨 좌익선상 적시 2루타로 추가점을 뽑았다. 2-0으로 아슬아슬한 리드를 지키던 6회말에는 선두 타자로 나서 좌중간 2루타로 출루한 뒤 대타 최주환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호투하던 린드블럼의 승리 확률을 높인 천금 같은 득점이었다.
만약 박건우가 없었다면? 두산 벤치로선 상상하고 싶지도 않은 가정이었다. 실제 박건우의 맹활약이 없었다면 경기 후반 승부는 달라질 수 있었다. 이전 경기에 자신의 타구에 맞은 다리가 성치 않았고, 손에 수포까지 난 채로 출전을 강행한 박건우의 투혼이 보람을 찾는 순간이었다. 경기 후 김태형 감독은 "박건우가 공격에 물꼬를 트며 좋은 타격을 보여줬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잠실=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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