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지난 10년여간 KIA 타이거즈의 키스톤 콤비는 김선빈(30)과 안치홍(29)의 전유물처럼 보여졌다.
올 시즌 초반에도 어김없이 유격수와 2루수는 김선빈과 안치홍의 고정석이었다. 그러나 박흥식 KIA 감독대행은 화석처럼 단단하게 굳어져버린 것처럼 보이던 키스톤 콤비에 변화를 줬다. 신호탄은 28일 한화전이었다. 김선빈을 2루수로 선발기용했다. 김선빈이 2루수로 선발출전한 건 2009년 9월 4일 광주 두산 베어스전이 마지막이었다. 자연스럽게 2루수 안치홍이 1루수를 보게 됐다. 김선빈의 자리는 '미래'가 채웠다. '히트상품' 박찬호(24)였다. 박 감독대행은 "박찬호의 유격수 수비범위가 넓다"며 칭찬했다. 실제로 박찬호는 28일 경기에서 1회 1사 1루 상황에서 한화 송광민이 때린 안타성 타구를 공중으로 껑충 뛰어올라 잡아내는 호수비를 보이기도 했다.
김선빈과 안치홍은 '예비 FA'다. 올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FA) 신분이 된다. 그러나 엄연하게 따지고 보면 후배들에게 수비 포지션을 밀리는 것이다. 이 냉정한 현실 속 박 감독대행은 베테랑 김선빈을 배려하고 있다. 박 감독대행은 "선빈이가 2루수로 출전하지 않으면 아예 경기를 못나갈 수 있다. 본인이 꼭 유격수만 고집할 건 아니다"라며 "본인도 이해하고 향후 선수생활에 도움이 되면 됐지 안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선빈의 2루수 테스트로 인한 내야 수비 지각변동은 하루 만에 원위치 됐다. 박 감독대행은 29일 한화전에서 김선빈을 유격수, 안치홍을 2루수로 복귀시켰다. 상대 선발투수에 대한 맞춤형 라인업을 짜다 보니 오른손 타자들이 포함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김주찬(38)이 1루수로 선발출전하면서 모든 포지션이 정상화된 듯 보였다. 하지만 박 감독대행의 생각은 달랐다. "28일 경기의 수비 포지션이 이상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선빈은 2루수로 테스트 중이지만 이번 시즌 유격수가 아닌 2루수로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선빈과 안치홍이 희생하면 박 감독대행이 공수에서 쥘 수 있는 카드가 늘어난다. 무엇보다 박 감독대행이 추구하는 '작전야구'에는 박찬호와 최원준 등 주력을 갖춘 자원들이 무조건 포함돼 있어야 한다. 박 감독대행도 고민스럽긴 하다. "젊은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줘야 하고, 베테랑들도 챙겨야 하고…. 게다가 이기기까지 해야 한다. 2~3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아야 한다."
김선빈과 안치홍의 희생은 이번 시즌 KIA가 상위권과의 격차를 줄여나가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전=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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