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 수원 삼성의 왼쪽 측면은 홍 철(28)의 자부심이다.
홍 철은 "상대팀에서 우리팀을 분석할 때, '왼쪽만 막으면 게임 이길 수 있다'고 한다더다. 그런 말 들을 때 기분이 좋다. 알고도 당하는 게 수원의 장점이다. 자신이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알려진대로 왼쪽 측면은 수원의 주 공격루트다. 국가대표 레프트백 홍 철이 쉴새 없이 공수를 오가며 양질의 크로스를 뿌린다. 마찬가지로 왼발잡이인 베테랑 공격수 염기훈(36)과 보스니아 대표 미드필더 사리치(26)가 가세하면 좌측면 공격은 더욱 다이나믹해지고 강력해진다.
2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홈팀 수원을 상대한 포항 스틸러스의 김기동 감독 역시 이 사실을 모를 리 없었을 터. 하지만 전반 13분 선제실점 상황에서 수비진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사리치의 침투패스에 이은 홍 철의 컷백을 한의권이 골로 연결했다.
"잘못 맞아서 (한)의권이에게로 간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떤 홍 철은 올 시즌 리그 첫 번째 어시스트의 공을 사리치에게 돌렸다. 그는 "사리치가 정말 좋은 선수다. 드리블을 통해 공간을 만들어준다. 내가 그 공간을 향해 달려가면 공이 타이밍좋게 들어온다. 좋은 선수와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라고 말했다.
'알고도 당한다'고 자신하지만, 집중 공략을 당하는 게 마냥 즐거울 리는 없을 것이다. 홍 철도 "맨투맨이 붙으면 힘들다"고 토로한다. 하지만 그는 "그런 상황도 즐기려고 한다. 개인적으로 공을 만지는 걸 좋아하고, 짧은 패스를 선호한다. 이 선수들(염기훈, 사리치)과 함께 하면 축구가 재밌다"고 했다. 공격수 한의권은 "침투를 하는 스타일인 저에게 이런 선수들과 같은 팀이라는 건 축복"이라고 했다.
올 시즌 홍 철의 플레이에서 나타난 특징 중 하나는 왼쪽 라인만 타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앙선 부근까지 이동해 공을 주고 받고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가길 반복한다. 어떤 의미에서 '홍 철 시프트'가 가동된다고 볼 수 있다.
그는 "많은 경기를 뛰다 보니 여유가 생긴 것 같다. 힘이 남으면 왼쪽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서도 뛰고 싶다. 중앙에서도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코치님들은 왼쪽에만 있으라고 지시하신다"며 멋쩍게 웃었다.
홍 철은 파울로 벤투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 경기에서도 최근 날카로운 크로스 능력을 뽐낸다. 이날도 프리킥으로 최성근의 세 번째 골을 도왔다. "감각이 좋다"고 직접 언급한 그 왼발로 직접 프리킥을 차고 싶은 욕심은 없을까?
"(염)기훈이형이 (먼 거리에서 차는)간접 프리킥은 내게 양보한다. 내가 직접 프리킥까지 찬다고 하면 그 형이 할 게 없어지지 않겠나. 지금은 간접 프리킥에 만족하고, 하나하나씩 뺏어와야 한다(웃음)."
올 시즌 수원에서 리그 13경기에 출전한 홍 철은 내달 2일 강원 FC전을 소화한 뒤, 6월 국가대표팀 친선전 호주(7일·부산) 이란(11일·상암)전에 나선다.
수원=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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