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제가 전반기 남은 경기에서 바라는 건 (김)재환이랑 (정)수빈이가 살아나 주는 것이죠"
두산 베어스는 최근 주축 타자들의 타격 슬럼프로 걱정이 많다. 지난해 홈런왕과 MVP를 차지한 4번타자 김재환은 지난달 6일 시즌 11호 홈런을 친 이후 한달 넘게 홈런이 없다. '리드오프' 정수빈도 마찬가지다. 부상 복귀 이후 컨디션은 정상이 됐지만, 타격감이 워낙 좋지 않다.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1할1푼4리(35타수 4안타)를 기록했다. 결국 김태형 감독은 줄곧 1번타자로 기용하던 정수빈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9번타자로 내리는 등 변화를 주고 있다. 반면 김재환의 경우 현재까지 큰 변화가 없다. 심리적인 영향이 더 크다고 보고있기 때문이다.
9일 잠실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김태형 감독은 "수빈이의 경우 부상이나 체력 문제는 아니다. 여러가지 복합적인 요인인 것 같다. 결과가 좋지 않다보니 타석에서도 여유가 없어지고, 조급해질 수밖에 없다.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걱정했다. 김재환도 마찬가지다. 김 감독은 "김재환 스스로는 지금의 부진이 납득되지 않을 것이다. 최고의 타자 아닌가. 지금 내가 재환이에게 특별히 어떤 조언을 해줄 상황은 아니다. 자기 자신이 가장 잘 느끼고 있을 것이다. 또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타격코치와 많은 대화를 하며 정말 노력하고 있다"면서 "그날 그날 컨디션에 따라 선발에서 한번씩 제외할 수는 있어도 타순을 조정하거나 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굳은 신뢰를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코칭스태프가 할 수 있는 일은 선수들이 슬럼프에서 탈출하게끔 도와주면서, 심리적 부담과 압박을 느끼지 않게 하는 것이다. 김태형 감독은 "전반기 남은 경기에서 이 둘이 살아나준다면 후반기를 계획할 때 훨씬 좋을 것 같다. 지금 바라는 것은 그것 뿐"이라며 힘을 실어줬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