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호날두가 나를 기억할지 모르겠다."
'독수리' 최용수 FC서울 감독이 천천히 입을 뗐다.
최 감독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지는 유벤투스와의 친선경기에 코치로 합류하게 됐다. 그는 "유벤투스라는 세계적인 팀과 함께 경기를 할 수 있게 돼 매우 영광"이라며 "감독과 코치는 현재 K리그 순위로 선정한 것으로 안다. 열심히 뛰어준 우리 선수들 덕분에 좋은 경험을 할 수 있게 돼 고맙다. 박주영과 오스마르도 함께 나가게 돼 더 기쁘다"며 웃었다.
말 그대로 특별한 경험이다. 특히 최 감독은 평소 잠까지 줄여가며 해외축구를 챙겨보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유벤투스와의 친선경기가 확정됐을 때 "유벤투스에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라는 걸출한 스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선발과 벤치를 가리지 않고 정말 좋은 선수가 많다. 눈 여겨 볼 유망주도 즐비하다"고 말했다. 코치 합류가 결정된 뒤에는 "마우리시오 사리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았는데, 우리 경기부터 전방압박을 강하게 들어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농담을 던졌을 정도다.
이번 친선경기는 팬들에게도 축구 축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찌감치 뜨거운 관심이 모아졌다. '슈퍼스타' 호날두의 방한이 열기에 불을 지폈다. 최 감독은 호날두와의 짧은 추억이 있다. 지난 2007년, 호날두는 맨유 유니폼을 입고 방한한 적이 있다. 서울과 친선경기를 펼쳤다. 최 감독이 서울에서 막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을 무렵이다. 당시 두 사람은 그렇게 조우한 기억이 있다. 최 감독은 "벌써 12년 전 일이다. 퍼거슨 감독이 팀을 이끌고 왔다. (기)성용이가 뛰었던 경기다. 정말 오래전 일이다. 호날두가 나를 기억할지 모르겠다. 사실 나는 호날두가 기억할만한 사람은 아닌 것 같다"고 농담을 던졌다.
호날두와의 기억까지 줄줄이 얘기하던 최 감독이 순간 말을 멈췄다. 이유가 있다. 최 감독은 "아들이 호날두를 참 좋아한다. 호날두 유니폼을 받아서 전달해주면 좋은 선물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기사를 보니 세징야(대구FC)가 '호날두 유니폼은 내 것'이라고 말했다.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가 우선이니 따로 말을 못하겠다. 마음을 접어야 할 것 같아서 마음이 착잡하다"며 허허 웃었다.
K리그를 대표해 유벤투스전 벤치에 앉게 된 최 감독은 "좋은 팀과의 경기다.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팬들께도 좋은 추억을 만들어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 다만, 그 전에 남은 리그 일정을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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