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내셔널리그 최고 투수 자리를 놓고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LA 다저스 류현진의 독주 체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워싱턴 내셔널스 스테펜 스트라스버그가 최근 급상승세를 이어가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스트라스버그는 2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워싱턴 D. C.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다저스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7이닝 2안타 9탈삼진 1실점으로 막는 호투를 펼치며 11대4 승리를 이끌었다. 최근 7연승을 달린 스트라스버그는 시즌 14승(4패)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다승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평균자책점은 3.37에서 3.26로 좋아졌고, 탈삼진은 168개로 늘려 이 부문 리그 3위로 올라섰다.
팀 동료인 맥스 슈어저에 이어 스트라스버그도 류현진과의 경쟁에 뛰어든 모양새다. 스트라스버그는 7월 한달간 5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챙겼고, 31⅔이닝 동안 22안타, 44탈삼진, 4실점, 평균자책점 1.14를 기록했다. 내셔널리그 '7월의 투수'로 선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94~95마일의 묵직한 포심 직구와 커브를 주무기로 안정된 제구력을 앞세워 여름 들어 페이스를 높여가고 있다.
이날 스트라스버그는 5회초 1사후 A. J. 폴락에게 2루타를 허용하기 전까지 1회부터 13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하는 등 올해 들어 가장 인상적인 투구 내용을 과시했다. 5회 폴락과 맷 비티에게 2루타를 허용해 1실점했을 뿐 5개 이닝을 삼자범퇴로 막는 등 안정적으로 7이닝을 끌고 갔다.
워싱턴은 에이스 슈어저가 등 부상으로 고전하고 있는데다 5선발 자리도 불안해 스트라스버그의 최근 활약은 돋보일 수밖에 없다. 데이브 마르티네스 워싱턴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스트라스버그는 오늘 뿐만 아니라 올시즌 내내 놀라운 피칭을 하고 있다. 난 그저 그의 춤을 지켜볼 뿐이다. 5일마다 나가 우리가 이길 수 있도록 열심히 던져주고 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스트라스버그는 "올해 루틴을 지켜가며 최고의 몸 상태를 유지하려고 애쓰고 있다. 불펜피칭 때 투수코치와 이야기도 많이 나눈다"면서 "훈련에 집중하면서 몸의 반응도 살피고 휴식이 필요할 때는 무리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했다.
MLB.com은 스트라스버그의 7월 투구에 대해 '스트라스버그는 올해 들어 커브 의존도를 부쩍 높였는데, 7월 들어서는 더욱 부각되고 있다. 올해 커브의 비율이 32.9%에 달하고, 직구 비중은 25.8%다'면서 '기본적으로 체인지업이 결정구로 잘 먹힌다. 이번 달 체인지업으로 잡은 아웃카운트 가운데 절반이 삼진이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어 MLB.com은 '스트라스버그는 지금까지 건강한 몸을 유지해왔을 뿐만 아니라 내셔널리그 어떤 선발투수보다 뛰어난 시즌을 만들어가고 있다'고도 했다.
스트라스버그가 승승장구하는 반면 슈어저의 부상 상태는 여전히 호전되지 않고 있다. 지난 27일 MRI 검사 결과에서 등 통증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진단을 받은 슈어저는 상태가 호전되지 않자 실망감과 함께 짜증을 드러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31일로 예정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 등판도 지금으로선 장담할 수 없다. 지난 26일 부상자 명단에서 풀려 콜로라도 로키스전에 나선 슈어저는 5이닝 4안타 3실점으로 썩 좋지 못했다. 이날 현재 9승5패, 평균자책점 2.41, 189탈삼진의 성적.
사이영상은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이 주요 평가 기준이다. 메이저리그 유일의 1점대 평균자책점(1.74)을 유지중인 류현진이 다승 1위 스트라스버그, 탈삼진 1위 슈어저와 흥미로운 싸움을 벌일 수 있게 됐다. 공교롭게도 류현진의 5월의 투수상을 받자 슈어저가 6월의 투수가 됐고, 7월의 투수는 스트라스버그가 유력하다.
류현진은 오는 8월 1일 콜로라도를 상대로 쿠어스필드 악몽을 씻어낸다면 사이영상 경쟁을 압도적으로 주도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