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국가대표 2루수'였던 한화 이글스 정근우(37)
지난해부터 2루가 아닌 다른 포지션에 나서는 경우가 많아졌고 올해는 2루자리를 정은원에게 주고 외야수와 1루수 등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엔 1루수로 자주 나서고 있지만 정근우는 정근우였다. 베테랑으로서 8연패를 끊는 화끈한 한방을 터뜨렸다.
정근우는 3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원정경기서 7번-1루수로 선발출전해 7회초 역전 투런홈런을 터뜨렸다. 첫타석에서 삼진, 두번째 타석에서 3루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났던 정근우는 7회초 2사 2루서 송광민이 내야안타로 1-1 동점을 만든 뒤 곧바로 역전 투런포를 날렸다. 호투하던 선발 김 민의 초구 130㎞의 체인지업을 걷어올렸고, 타구는 출발하자마자 홈런임을 직감하게끔 컸다.
정근우의 홈런으로 분위기를 바꾼 한화는 곧이어 볼넷과 안타 2개로 2점을 더 추가해 5-1로 앞섰고, 불펜진의 호투로 5대2의 승리를 거두고 8연패에서 탈출했다.
최근 1루수로 나오고 있는데 수비에서 안정감을 보이고 공격 역시 좋아진 모습. 한화 한용덕 감독은 "정근우가 1루수로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당분간 정근우를 1루수로 기용할 뜻을 밝혔다.
정근우는 경기후 홈런 상황에 대해 "타석에서 슬라이더를 노리고 있었는데 체인지업이 가운데로 밀려 들어와 운좋게 홈런으로 연결됐다"고 말했다.
1루 수비에 대해선 "작년에 경험을 해서 낫지 않나 싶다. 하지만 수비 위치에 관계없이 매순간 최선을 다하려 한다"고 했다.
8연패를 탈출했고, 그 주인공이 됐는데도 정근우의 얼굴엔 미소보단 근심이 더 많아 보였다. 정근우는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아쉽게 지는 경기가 많았다. 자신감이 떨어진 것도 사실이다"라며 "시즌 끝까지 팬들을 위해 끝까지 다해야 한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